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 막무가내 벌채…모두 골프장 예정지
[KBS 광주] [앵커]
구례에서 대규모 산림 벌채가 이뤄져 골프장 건설을 의심받고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울창한 숲이 잘려나간 지역에는 환경부가 고시한 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승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벌채가 진행 중인 산자락입니다.
해발고도 4백 미터 이상, 높은 곳은 550미터에 이르는 중턱으로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와 가까운 울창한 숲이었습니다.
가파른 경사지까지 16개 필지 모두 '모두베기' 방식의 벌채를 허가했습니다.
소나무의 경우 수령 40년이 넘은 나무에 한해 수익 목적의 수확 벌채를 허가할 수 있습니다.
산주는 벌채 뒤 나무 종류를 바꿔 심는 조림 계획서를 냈습니다.
[최현주/구례군 산림경영팀장 : "편백나무를 심겠다고 계획서를 제출하신 상황이고요. 이런 목재 생산림을 조성할 경우에는 경사도는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습니다."]
벌채 면적이 축구장 30개, 21만 제곱미터에 이르지만 재해나 생태, 경관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평가하진 않았습니다.
벌채 허가 필지들에 대해 환경부가 고시한 생태자연도를 살펴봤습니다.
16개 필지 모두 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이 포함돼 있고 일부 필지는 전체가 1등급입니다.
생태자연도는 1에서 3등급으로 분류하는데 1등급은 생태경관이 수려하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자연환경 보전과 복원을 우선하도록 자연환경보전법과 시행령에 명시돼 있습니다.
생태자연도는 개발계획을 세우거나 환경영향평가에 활용해야 하는데, 아예 무시된 겁니다.
골프장 개발 인허가를 위해서도 생태자연도는 고려 사항인데, 그 숲 자체를 아예 없애버린 겁니다.
벌채 허가구역은 모두 구례군이 추진하는 골프장 예정부지에 포함돼 있습니다.
[윤주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 : "보전을 위한 지역인데 임업 생산을 위해서 벌채를 하거나 관광을 위해서 골프장을 만드는 이런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거죠."]
구례군은 지난달 민간 업자와 골프장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는데, 이 시행사엔 벌채지 산주들이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KBS 뉴스 유승용입니다.
유승용 기자 (hara1848@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산불 와중 골프 연습’ 김진태, 술자리까지
- 삼성전자 영업이익 95% 급감…“메모리 감산” 선언
- [단독] 클럽 마약 ‘케타민’ 20만 명분 밀수책 추가 기소…검찰 “엄정 대응”
- 與 ‘새 원내사령탑’ 윤재옥…‘소리없이 강한’ 대표 될 수 있을까?
- 부산 횟집 나선 尹대통령 앞 ‘도열’의 정체는?
- 학폭 유족 울린 ‘변호인 재판 불출석 패소’…재심 가능할까?
- “20년 베테랑 잃어”…허술한 채용 책임은 누가?
- 감귤밭에 나타난 ‘흰 사슴’ 따라갔더니 불법 현장 발견
- [영상] ‘0% 확률에서 100%로’…여자배구 도로공사의 기적
- [크랩] ‘초통령 게임’으로 구현해낸 실제 우주, 천문학자가 보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