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상 입은 경상수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
2월 수지 ‘-5억2000만달러’ 기록
폭은 줄였지만 반등 계기 못 찾아
반도체 등 약세에 상품수지 부진
대외건전성·외환시장에 ‘경고등’
올 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1월보다는 적자폭이 크게 줄었지만 수출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서비스수지 적자도 이어져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정부는 경상수지가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경기침체 여부와 국제유가 흐름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워낙 높아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 또 해외여행 증가 및 운송수입 감소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당분간 경상수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상수지 통계를 보면 올 2월 경상수지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 1월(-42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르고,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1년 1월(-22억9000만달러)과 2월(-28억8000만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경상수지는 국가의 대외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여서,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다. 또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뜻이어서 외환시장에도 불안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경상수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상품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56억5000만달러 감소하면서 1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전 세계 경기둔화 영향으로 반도체(-41.5%), 화공품(-9.8%) 등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73억2000만달러)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자동차와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늘어나고,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수입액 역시 1월보다 많이 줄어든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도 20억3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5월부터 10개월 연속해서 적자를 보였다.
수출화물운임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운송수지(-2억2000만달러)가 적자 적환했고, 해외를 찾는 여행객이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지난해 2월 4억3000만달러에서 올해 2월 10억1000만달러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월(-14억9000만달러)보다는 다소 줄었다.
정부·한은, ‘하반기에 반등’ 전망
경기·국제유가 등 불확실성 여전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해외 출국자가 1월 178만2000명에서 2월 172만5000명으로 줄어든 반면, 외국인 (방한) 관광객은 동남아와 일본을 중심으로 증가해 서비스수지가 (전월 대비) 조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가 31억2000만달러 흑자로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 송금할 때 법인세 혜택을 주는 익금불산입제도가 지난 1월부터 도입되면서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수지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모두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13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은은 현재 경상수지의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44억달러 적자를 기록하고, 하반기에 살아나면서 연간으로는 260억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지난 2월 경제 전망 당시 예측했다. 정부도 올해 200억달러대 흑자를 내다봤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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