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서리·서진정책 소멸·영남 자민련 위기”… 與 소수파가 본 4·5선거 패배는?

박종현 2023. 4. 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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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거 패배에 고언 쏟아져
“대통령실 거수기 역할 ‘그만’”
전주을은 지난해 득표율의 반토막
울산은 1:1 싸움에서 민주당에 패해

4·5 재·보궐선거는 여야 모두에 경고장을 날렸지만, 사실상 패배한 여당 국민의힘에 주는 메시지는 보다 강렬했다. 내년 총선을 1년 남짓 앞두고 치러진 일종의 가늠자였기에 타격이 컸다는 게 선거 결과를 분석한 다수 언론의 7일 보도이다.

취임 1개월을 앞둔 김기현 대표가 ‘의원 30명 이상 감축’과 ‘당 이미지 실추 언행 책임 부과’ 등을 내세우며 당 지지율 하락과 선거 패배의 위기 탈출을 노렸지만 체제 안착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의원 정수 감축 주장은 선거 패배 여파를 돌파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여당 원로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고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의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이를 수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실의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당내에서 받고 있는 처지다.

여당 지도부가 실언을 쏟아내고, 정치적 궁지 돌파를 위해 또 다른 이슈를 꺼내든다는 비판이 비등한 와중에 여당 내 소수파 정치인들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날카로운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김웅 의원 “작은 서리(작은 선거) 패배도 닥쳐오는 겨울을 의미”…“‘망언’ 최고위원들 적반하장”

김웅 의원은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패배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과 관련, “아무리 작은 서리라도 그것은 닥쳐오는 겨울을 의미한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은 선거일뿐이라고 애써 위안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주을 재선거에서 국민의힘 김경민 후보는 8.0%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 득표율은 김 후보가 지난해 전주시장 후보로 출마해 기록한 지지율 15.54%의 반토막에 불과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어 “모든 것은 우리 탓인데 국민 탓, 언론 탓, 여론조사 탓을 한다"며 "지금은 사과하고 책임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정책과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을 때는 겸손한 자세라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최고위원들의 발언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최고위원들은 망언과 실언을 쏟아내고도 남 탓뿐”이라며 “자신이 사고치고는 언론에 화풀이를 하고, 국민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땡깡 부리고, 내 말을 이해나 하느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당직 인선과 관련해서는 실망을 넘어 절망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체적인 정책은 보이지 않고 보여주기식 쇼만 하고 있다”며 “그 쇼는 민주당이 이미 한 것들”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를 향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지금은 사과하고 책임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정책과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을 때는 겸손한 자세라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천하람 위원장 “서진정책 성과의 소멸·TK 지역당 전락 위기”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도 고언을 쏟아냈다. 그는 전주을 재선거 결과와 관련,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 추진한 서진정책 성과의 소멸’이라고 평가했다. 울산 남구 나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한 결과에 대해서는 ‘영남 자민련 및 TK(대구·경북) 지역당 전락 위기’라고 규정했다. 

천 위원장은 블로그 ‘고공행진’에 "김종인·이준석 체제에서 추진한 '서진정책'의 성과가 대부분 소멸한 것이 확인된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발언과 전광훈 목사의 호남 유권자 폄하 발언 등의 영향이 컸을 것이고, 정부여당이 지역·세대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집에 힘쓴다는 인식도 마이너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한 지역구에서, 집권여당 후보가 얻은 8%라는 처참한 결과는 호남 국민의힘이 2020년 황교안 체제 수준으로 돌아가버렸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울산 선거도 언급했다. 천 위원장은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1 상황에서 패했다는 점을 심각한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천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울산 남구 선거결과의 심각성과 의미를 잘 정리해 뒀다”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당의 지도부가 비상식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고, 지지층만 바라보며 점점 쪼그라드는 노선으로 간다면 다음 총선에서 PK와 수도권 우세지역마저 놓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천 위원장의 분석이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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