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사면 논란’ 덮이나…희대의 승부 조작 사건 돌아보기
스포츠는 승부를 겨룬다. 이 승부를 위해 선수들은 피와 땀이 섞인 노력을 한다. 한 경기를 위해 선수들은 물론, 수많은 관계자가 힘을 쏟는다. 과거부터 룰(규칙), 시설, 시스템도 발전해 왔다. 무엇보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있어 이 승부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스포츠에선 어떠한 ‘조작’ 등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최성국 등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까지 가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다. 브로커들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통해 투자자들을 모으고 선수들을 매수해 경기의 내용을 조작하는 방식을 이용한 것이 수사로 밝혀졌다. 승부 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일부러 공격을 놓치고, 일부러 골을 먹었다. 사건이 커지면서 승부 조작에 가담했던 선수 중 일부는 스스로 세상을 마감하기도 했다.
‘축구의 기본 정신을 저해하는 모든 암적인 존재’. 당시 정몽규 회장의 말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 그랬던 그의 마음이 바뀐 걸까. 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의 사면을 발표했다. 사면 대상에는 2011년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가운데 48명도 포함했다. 그 최고 결정권자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다.
사유도 황당하다. 축구협회는 사면의 이유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들먹였다. 충분한 논의 과정도 없었다. 급작스러운 ‘날치기 사면’에 거센 역풍이 불었다. 축구협회는 결국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했고, 지난 4일 이영표·이동국 등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모두 사퇴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팬들이 많다.
지난 겨울 카타르 월드컵 16강 신화 이후 한국 축구와 K리그는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축구장을 떠난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데는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이런 ‘헛발질’에 팬들의 실망감은 크기만 하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축구협회를 재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사퇴했지만 완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다시 뜨거워진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은 축구협회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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