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망 역할·미래의료 견인에 사명감”
취약지역 돕는 ‘원격 중환자실 협진’ 등 필수의료 공백 없도록 힘쓸 것
AI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바이오 기업과 연구,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
병원 안에만 머물던 의술이 이제는 다양한 산업, 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며 우리의 일상 속으로 영역을 넓혀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하는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기에 환자들과 국민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올바르게 의료 발전을 이끌어가는 것이 병원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은 1335병상에 하루 외래진료 7000여명이 찾는 국가중심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59·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7일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미래 의료에 표준이 될 만한 모델을 제시함과 동시에, 필수의료와 공공의료 등의 분야에도 힘쓰겠다”면서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사회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 분당서울대병원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병원이 중심이 되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지로서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세상을 바꾸는 의료 혁신의 선두주자로 도약’을 선언했다.
송 원장은 198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그동안 원내에서 경영혁신실장, 교육수련실장, 인재개발실장, 진료부원장, 공공의료본부장 등을 거치며 병원 발전에 기여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과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대한진단검사정도관리협회장,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다음은 송 원장과의 일문일답.
- 국가중앙병원으로서 필수의료 강화 및 확대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생명과 직결되는 중증 질환이나, 치료가 어려운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필수의료 부족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높은 진료 역량과 공공성이 동시에 요구됩니다. 국민이 필수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분당서울대병원이 나서서 이러한 영역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입니다.”
- 공공의료 측면에서도 분당서울대병원이 모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경기도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소외된 의료 취약지역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수도권 방역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을 통해 감염병 사태에서 국민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양한 공공사업과 더불어 우리 병원의 정보기술(IT) 역량을 활용해 의료 취약지역의 중환자실과 분당서울대병원을 연결하는 ‘원격중환자실 연계운영 사업’ 등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할 것입니다.”
-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변해가는 의료의 패러다임에 어떻게 발맞춰야 할까요.
“대표적인 예로 분당서울대병원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원격 중환자실 실시간 모니터링 및 협진시스템’(e-ICU)을 2021년 성공적으로 구축하여 지방의료기관의 중환자 전담 의료인 부족과 수준 편차를 해소하고 진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했습니다. 또 2024년 완료 목표로 인공지능(AI) 정밀의료 솔루션인 ‘닥터앤서 2.0’ 개발사업을 주관하며 폐렴·고혈압·뇌경색 등 12대 질환에 대한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미래 의료의 표준이 될 모델을 지속해서 시도하며 선보이고 있습니다.”
- 분당서울대병원은 연구 분야에서 실용주의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의 산실인 ‘헬스케어혁신파크’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기술개발, 동물실험(전임상), 임상시험, 사업화에 이르는 사업 전 주기를 한 공간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개발 모델을 제시한 것입니다. 약 30개 기업이 입주해 연구하고 있고, 경기도 내 바이오 관련 스타트업이 감염병 백신을 연구하고 있으며, 20개가 넘는 연구사업단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를 뛰어넘어 헬스케어 연구부터 임상 적용이 가능한 단계까지 어우러진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계획입니다.”
- 환자 중심의 최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의료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은 대부분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치료 성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병원의 전체 공간을 전문화, 특성화해 환자 중심의 최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선적인 과제로는 첨단외래센터 구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원격 모니터링 케어,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외래진료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접목해 환자들이 보다 쾌적하고, 스마트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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