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에 ‘챔프의 길’ 내주고 고개 숙였지만…오프시즌 핫이슈는 ‘갓연경’
“많은 분들이 뛰길 원하는 거 알아
은퇴 여부 혼자 결정하기 어려워”
첫 FA…‘선택지’ 따라 지각변동
2022~2023시즌 여자배구 V리그는 김연경(35·흥국생명)으로 시작해, 김연경으로 끝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배구 여제’ 김연경의 흥행 파워는 여전했다.
김연경은 11년 만에 V리그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뒤 중국 상하이로 이적했다가 한 시즌 만에 다시 흥국생명의 핑크색 유니폼을 입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자신이 빠진 한 시즌 6위까지 추락한 팀을 단숨에 1위로 이끌며 녹슬지 않은 ‘월드스타’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비록 통합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김연경의 압도적인 인기 속에 흥국생명은 시즌 7차례(챔피언결정전 포함) 홈 만원관중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관중 동원력으로 여자배구 흥행을 주도했다.
오프시즌에도 화제의 인물은 김연경이다. 김연경이 시즌 도중 은퇴 고민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배구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에 스포츠 예능이 전성기를 맞은 방송가에서 검증된 김연경을 향한 러브콜이 뜨거운 상황 등이 겹치면서 은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다. 김연경은 일찌감치 CF는 물론 예능프로에서 ‘A급’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블루칩으로 주목받아 왔다.
김연경은 아직 고민 중이다. 다만 챔피언결정전 직후 인터뷰에서는 조금 더 코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품게 한다. 김연경은 “많은 분과 현역 연장과 은퇴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오늘 경기를 봐서 아시겠지만 많은 팬들이 와서 응원도 해주셨다. 이분들이 내가 (현역으로) 뛰기를 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통합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도 미련으로 남는 듯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다면 은퇴하려고 했는지 묻는 질문에 김연경은 “그런 건 아니다”라면서도 “오늘 우승하지 못한 게 (현역 연장에) 동기부여가 되긴 한다. 은퇴 여부를 나 혼자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김연경의 결정은 곧 확인할 수 있다. 김연경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2005~2006시즌에 V리그에 데뷔한 김연경은 오랜 해외 도전으로 이제서야 6시즌을 채워 첫 FA 자격을 얻었다. 만약 현역 연장을 선택하면, 9일부터 2주간 FA 협상을 마쳐야 한다.
김연경도 “원소속 구단 흥국생명과 이야기도 할 것이고, 다른 구단과 협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며 현역 연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김연경의 독보적인 스타성과 리더십은 여러 팀들이 눈독을 들일 만하다. 김연경의 이적설이 신생팀 페퍼저축은행과 강하게 연결된 적도 있다. FA 김연경을 향한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 자연스럽게 ‘몸값’도 치솟을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개인 4번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수상에 실패했지만, 오는 10일 열릴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정규리그 공격 성공률 1위(45.76%)에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69득점(5위)을 기록한 빼어난 성적에 총 6라운드 중 4차례나 라운드 MVP(1·3·5·6)를 챙겨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한시적으로 복귀한 2020~2021시즌까지 앞서 V리그에서 뛴 5시즌 동안 4차례나 정규리그 MVP를 들어올렸다. 이는 남녀 통틀어 최다 수상 기록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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