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P코인 리스트' 나왔다…15만개 받은 공직자도
JTBC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납치·살인 사건의 뒤에는 급등했다가 폭락한 한 가상자산, 코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JTBC가 피해자가 관련 소송을 위해 모은 자료 중에 수상한 리스트를 입수했습니다. 이 리스트에는 공무원, 교수, 언론인 등, 28명의 이름과 직책이 적혀 있었고 또 코인 개수가 적혀 있었습니다. 코인이 뇌물로 이용됐을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먼저 김필준 기자입니다.
[김필준 기자]
양 손과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황급히 법원으로 들어서는 유 모씨, 납치·살인 피해자와는 당초 P코인에 공동 투자한 인연이었습니다.
이들은 2020년 11월, P코인에 30억가량을 투자했습니다.
개당 약 2,000원으로 시작해 한때 만 원이 넘었지만, 피해자가 숨질 무렵엔 약 10원으로 폭락했습니다.
P코인이 99% 넘게 손실을 보자 양 측은 소송을 이어갔습니다.
피해자는 시세 조종에 코인을 발행한 재단도 책임이 있다며
증거를 꾸준히 모아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단이 정상적으로 사업할 능력도 없으면서 코인을 뇌물로 활용해
가격을 부풀렸다고 의심했던 겁니다.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 확보한 명단입니다.
이름과 소속 직위, 코인 수량이 적혀있습니다.
공무원부터 언론사 편집국장, 교수, 국회의원 보좌관, 환경 관련 협회 임원 등 28명입니다.
복수의 P 코인 업체 관계자는 "P 코인은 미세먼지 등 공기정화 사업과 관련된 코인인데 여기에 도움을 주는 정관계 인사들에게 코인을 건네며 정리한 명단으로 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해당 리스트에 나오는 인물 중 일부를 접촉해보니 코인을 받은 적 없다"라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P코인 측은 "해당 명단에 나오는 사람들은 프로젝트에 대해 자문을 해 준 분들로 안다"며 "정부 산하 단체를 통해 추천 받은 인물로 재단에서 일일이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일정 기간 동안 판매 금지 등의 조건을 걸어 자문료로 준 것에 불과하다"며 코인을 제공했던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뇌물은 절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앞서 P코인은 미세먼지와 관련된 코인이라는 강조해왔다고 했는데요. 저희가 입수한 명단에는 정부의 미세먼지 관련 공직자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이 공직자가 코인 15만개를 받은 기록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안수 기자입니다.
[김안수 기자]
P코인 재단은 '친환경 경영'을 내세우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개선사업에 주력한다고 홍보해왔습니다.
행정안전부의 미세먼지 관련 공무원 A씨가 P코인 재단 관계사에 보낸 메일입니다.
시점은 2021년 말로 추정됩니다.
'회장님 참고만 하세요'란 제목으로, '미세먼지 저감실태 불시점검'이란 공문을 첨부했습니다.
"대외로 유출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적었습니다.
국회를 통해 확인해보니, 이 공문은 비공개 문건이었습니다.
[A씨/전 행안부 공무원 : 점검 결과 같은 자료는, 다 지자체 내려가는 자료는 드렸어요. 협회 인증받을 때 그거 제가 도와드렸지, 다른 건 몰라요.]
피해자가 확보한 자료 중에는 P코인 재단이 2021년 7월 A씨에게 입금한 코인 영수증도 존재합니다.
수량은 15만개, 당시 시세로 약 600 만원 수준입니다.
P코인 재단 관계자는 "A씨는 코인 재단 대표랑 매우 친했고, 실제로 사무실에서 함께 있는 것도 봤다"고 했습니다.
[A씨/전 행안부 공무원 : 관계없어요. 저는 그거와 아무 관계가 없어요. 거기 사장하고도 보지도 않고…]
A씨는 코인을 받았단 의혹을 부인하면서, "공무원을 그만 뒀고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최수진·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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