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판 역사교과서 논란…간디 암살 배경 등 삭제

이유림 2023. 4. 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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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 국수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집권 중인 인도에서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고등학교 정치·역사 교과서에서는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암실과 힌두 극단주의 간 연관성, 무굴제국 역사 등이 축소되거나 삭제됐다.

칼럼니스트이자 학자인 아쇼크 스웨인은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정부는 인도 역사책에서 힌두 민족주의자에 의한 마하트마 간디 암살 사건까지 삭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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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고등학교 정치·역사 교과서에서
이슬람 왕조·무슬림 학살 내용 삭제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힌두 국수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집권 중인 인도에서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인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고등학교 정치·역사 교과서에서는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의 암실과 힌두 극단주의 간 연관성, 무굴제국 역사 등이 축소되거나 삭제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힌두·무슬림 간 통합을 꾸준히 추구하던 간디의 노력이 힌두 극단주의자들을 자극했고 이 극단주의자들이 여러 차례 간디에 대한 암살 시도를 했다는 내용이 빠졌다.

간디가 1948년 극우 힌두교도 나투람 고드세에게 암살된 후 힌두 국수주의 단체 민족봉사단(RSS)의 활동이 1년간 금지됐다는 내용도 제외됐다.

새 교과서는 무굴제국 관련 내용도 지웠다. 무굴제국은 16∼19세기 인도 대부분을 통치했던 이슬람 왕조다.

또 2002년 서부 구자라트주 폭동과 관련한 여러 부분도 삭제됐다. 당시 구자라트에서는 성지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던 힌두교도 59명이 열차 화재로 숨졌고, 이후 화재 원인이 이슬람교도의 방화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자 힌두교도들은 무슬림을 무차별 학살했다.

이 사건으로 약 1천∼2천 명의 무슬림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사건 조사 과정에서 주 정부가 편파적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시 구자라트주 총리는 현 연방 정부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였다.

야당과 학계는 교육 당국의 조치에 대해 모디 총리가 역사를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칼럼니스트이자 학자인 아쇼크 스웨인은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정부는 인도 역사책에서 힌두 민족주의자에 의한 마하트마 간디 암살 사건까지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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