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화영 재판 수사기록 또 유출"…재판부에 '재발방지' 요청

"민주당 홈페이지에 공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7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사업에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2018.10.7/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 제출된 수사기록이 민주당 기자회견에 활용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재판부에 재발방지 촉구를 요청했다.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27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건기록 일부가 제3자인 민주당에 유출돼 정치적인 목적으로 민주당 홈페이지에 아직까지도 공개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쌍방울그룹 수사는 '답정(답을 정해놓은) 기소'"라고 주장했다.

전날 수원지검이 이 전 부지사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800만 달러 불법 대북송금에 대한 공범으로 추가 기소한 것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이었다.

민주당은 기자회견에서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나노스(SBW생명과학)의 투자유치보고서(IR) 자료를 공개하면서 "쌍방울그룹이 북에 전달한 500만 달러는 쌍방울의 북한 사업 체결을 위한 투자금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나노스 IR은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쌍방울그룹과 북한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 아태위)가 체결한 합의서의 이행 절차를 다룬 자료다. 민주당이 공개한 나노스 IR을 보면 계약금 부분에 '500만 달러'라고 적혀있고 이행보증금 1월 200만불 지급, 2월 중 300만불 지급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민주당은 해당 자료를 근거로 500만 달러가 '계약금' 또는 '거마비'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스마트팜 대납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가운데)이 22일 경기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방문에 앞서 감사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오 기획위원장, 박범계, 김승원 의원. 2023.3.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불법으로 유출된 사건기록을 가지고 민주당이 기자회견을 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에서 언급하는 건 재판중인 사건을 외부로 하여금 부당하게 바라보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피고인에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것이기 때문에 재판부는 위법을 바로잡기 위해 증거기록 유출에 대해 엄중 경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향후 증거기록에 대해 검찰에서 열람등사를 허용해야 하는데 제3자에게 계속 유출된다면 열람등사 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출 경과를 소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의 뇌물사건 변론을 맡은 서민석 변호사는 이에 대해 "우리 법무법인은 민주당에 전달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변호하는 A변호인에게 공유 차원에서 준 적이 있는데, A변호인이 어떤 경로와 어떤 이유로 정당 관계자에게 이를 제공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검찰은 "여기에 있는 모든 증거기록이나 소송기록이 전부 다 A변호사에게 제공됐나"라고 물었고, 서 변호사는 "문제가 발생되기 전까지는 제공됐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재판부는 오로지 증거에 따라 사건을 판단한다. 다만 재판에 부적절하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은 소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건기록이 유출된 건 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생산과정'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재판 속기록을 올렸던 지난달 20일 이후 두 번째다.

이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에 김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A씨의 1월 27일 증인신문 조서 사진을 첨부하면서 "쌍방울 비서실장의 공개 법정 증언과 증언 보도는 너무 다르다"고 적었다. 조서에는 언론에서 비서실장이 김 전 회장과 이재명 지사가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고 해서 제가 곤혹스럽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에도 재판부에 "증인신문 조서는 재판부와 검찰, (사건 관련) 변호인만 열람이 가능하다"며 "증인신문 조서가 제3자에게 어떻게 유출됐는지 재판부가 확인해달라"고 항의했었다.

이 대표의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