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車 소용없다, 2000만원대면 딱 좋아”…쏘렌토 충격 ‘역대급 SUV’ [카슐랭]
올 1분기 톱5, SUV 2위
디자인·성능·가격 시너지
기아 쏘렌토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내뱉지 않았을까.
지난해 현대차 그랜저를 잡고 마침내 국내 판매 1위 ‘국민차’가 된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KG모빌리티(구 쌍용차) 토레스에 일격을 당해서다.
반면 설마 하다가 ‘넘사벽’(넘기 어려운 사차원의 벽) 쏘렌토까지 잡은 토레스는 건방을 떨어도 욕 대신 박수를 받을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다.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나 신차효과가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국민차’ 자리에 도전할 정도로 실력을 더 키웠다.
벼랑 끝에서 눈물을 흘리다 이제는 환하게 웃는 쌍용차가 ‘오버랩’(Overlap)되는 것도 토레스의 빛나는 선전 덕분이다.
현대차 그랜저(3만2750대), 기아 카니발(2만1419대), 현대차 아반떼(2만652대), 기아 스포티지(1만7887대)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국민차 도전권’을 얻게 되는 톱5에 합류했다. SUV 기준으로는 스포티지 다음으로 2위다.
지난해 중형 SUV를 넘어 전체 승용차 판매 1위를 달성했던 쏘렌토(1만6998대)는 6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판매가 늘었지만 ‘다크호스’ 토레스 때문에 의미가 퇴색됐다. 쏘렌토와 함께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현대차 싼타페(8505대)는 판매대수가 전년동기보다 34.4% 늘었지만 14위에 그쳤다. 판매대수는 토레스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토레스는 2년 전부터 대박 조짐을 보였다. 지난 2021년 6월 무쏘에서 영감을 받은 ‘J100’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디자인이 공개됐다.
바로 “이렇게 나오면 바로 1등” “이대로 만들면 대박” “쌍용차의 역작” 등 호평이 이어졌다.
1년 뒤 J100는 토레스를 정식 이름으로 채택한 뒤 출시됐다. 차명은 ‘세상의 끝’ 남미 파타고니아 남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절경이라 불리고 있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유래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10대 낙원’으로 꼽힌다.
차명에는 그동안 주인을 잘못 만나 ‘세상 끝’까지 밀려났던 쌍용차를 살려주고 ‘죽기 전 꼭 타봐야 할 SUV’가 되기를 바라는 쌍용차의 바람이 투영됐다.
여기에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뉴트로(New-tro) 디자인을 적용했다.
실내는 버튼리스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적용,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멋을 추구했다. 기존 인테리어의 복잡한 형태나 아날로그적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조작 편의성을 향상했다.
또 인체 공학적 설계를 통해 탑승객들이 차별화된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를 체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긴급제동보조(AEB), 전방추돌경고(FCW), 차선이탈경고(LDW), 차선유지보조(LKA), 부주의운전경고(DAW), 안전거리 경고(SDW), 다중충돌방지시스템 등도 안전사양에도 공들였다.
대당 이익을 높이기보다는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경쟁력 높은 새 주인을 찾기 위해 파격가를 책정했다.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god+가성비)를 추구한 전략은 통했다. 지난해 7월 출시를 앞두고 6월13일 진행된 사전계약 첫날에 1만2000대 이상 계약됐다.
사전계약 대수가 첫날은 물론 사전계약 기간 통틀어서 1만대를 넘어선 쌍용차 모델은 토레스가 처음이다. 기존 사전계약 첫날 역대 실적은 지난 2005년 액티언이 세운 3013대다.
토레스 사전계약 첫날 실적은 현대차·기아에서만 볼 수 있었던 대기록이다.
지난해 8월에는 계약대수가 6만대를 넘어섰다. 전년도 쌍용차 총 판매대수 5만6363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2만548대다. 쌍용차 판매 1위인 렉스턴 스포츠(2만5388대), 비 현대차·기아 차종 중 판매 1위인 르노코리아 QM6(2만7962대)에 버금가는 실적을 출시 5개월 만에 달성했다.
토레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와 소비심리 위축 혜택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발생한 보복소비에 더 비싼 차량을 찾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가성비에 주목하고 있어서다.
AVNT(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전방 주차보조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폭우 때는 누수 현상까지 일어났다.
첫 선을 보인 신차에 더 혹독한 겨울에 또다시 결함 논란에 시달렸다. 차체 안으로 움푹 들어간 전조등 디자인 구조 때문에 주행 중 전조등에 눈이 쌓여 빛을 가리고 야간 안전운전을 위협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봤던 KG모빌리티는 비교적 발 빠르게 대처했다. 티볼리 이후 모처럼 만끽하고 있는 좋은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무상 수리에 나서거나 개선책을 마련했다.
계약 후 100일이 지나도록 출고되지 않을 경우 1개월마다 차량 가격의 1%를 할인해 주는 ‘토레스 출고일 보장제’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만든 토레스는 국산 SUV 중 가장 가성비가 높다”며 “다만 품질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닌 만큼 빠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올여름에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에 초점을 맞춘 신형 싼타페와 쏘렌토가 나올 예정”이라며 “더 막강해진 경쟁차종에 맞서 가심비를 직간접적으로 높여줄 마케팅 전략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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