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쿵' 소리 들었지만…"서거석이 이귀재 폭행한 건 못봐"

현장에 있던 교수 3명 증인신문…폭행 목격 진술 없어
"이 교수 이마 상처, 서 총장 입엔 피 맺혀" 진술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13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위반(허위사실 공표) 사건에 대한 속행 공판이 7일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노종찬) 심리로 열렸다.

서 교육감은 전북대 총장 재직 당시 불거졌던 '동료 교수 폭행 의혹'을 지방선거 토론회 등에서 부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폭행이 있었다고 판단, 서 교육감을 기소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사건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교수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들 교수는 폭행 피해자로 지목된 이귀재 전북대 교수와 같은 학부인 전북대 환경자원대학 생명공학부 교수들이다.

증인석에 선 이들은 "밖에서 둔탁한 소리는 들었지만, 당시 서 총장이 이 교수를 폭행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세부 상황에 대한 기억에는 차이가 있었다.

A교수는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서 밖에 나가보니 두 사람이 씩씩대며 상기된 표정으로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 서 총장이 이 교수를 (때리려는 듯) 손을 들어올리는 제스처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A교수는 "서 총장 입에는 피가 맺혀 있었고, 종업원에게 물수건을 달라고 했었다"며 "당시 왜 피가 났는지 이유는 물어보진 않았다"고 했다.

반면 B교수는 "두 사람이 언쟁을 하거나 서 교육감이 이 교수를 향해 손을 들어올리는 걸 본 기억은 없다"며 "몇몇 교수들이 두 사람을 말리는 상황이긴 했으나 서 총장 입술 근처에 피가 맺힌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C교수도 "'쿵' 소리는 들었는데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해 바깥으로 나가진 않았다"며 "(미닫이) 문이 활짝 열렸을 때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었다는 말을 전해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A교수는 "술자리가 끝난 뒤 카페로 자리를 옮겼는데 선약이 있어 자리를 떠난 이 교수가 자기 이마에 난 상처를 휴대폰으로 찍어 보내줬다"며 "이를 다른 동료 교수들과 함께 봤고, 나중에는 서 총장으로부터 맞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말을 믿었기 때문에 이후에 다른 교수들에게 그렇게 전달한 사실은 있다"고 진술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증인신문에서 이귀재 교수는 "묵직한 것에 부딪힌 기억은 있으나 폭행 당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2일에 열린다. 이날은 검찰 측에서 신청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서거석 교육감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였던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제기한 '동료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방송 토론회나 SNS 등에서 "어떤 폭력도 없었다"고 밝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13년 11월18일 당시 전북대 총장 신분이던 서 교육감이 회식 자리에서 '후배 교수를 폭행한 사실이 있었느냐'가 핵심이다.

피해자로 지목된 이귀재 교수는 애초 경찰 조사에서 "폭행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단순 부딪힘에 의한 행위가 폭력으로 왜곡되고,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됐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병원 진료 기록 등 증거 자료를 토대로 법리 검토를 거쳐 서 교육감을 재판에 넘겼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