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발화지 두고 ‘지자체 신경전’…주민 갈등 부추겨

김예은 2023. 4. 7. 19: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대전] [앵커]

홍성 산불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대전과 금산 경계에서 난 산불도 52시간 넘게 이어지며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는데요.

산불 원인 조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발화 지점을 두고 대전시와 충청남도가 때아닌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등성이에서 흰 연기와 함께 시뻘건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저기 불꽃 보인다, 어떻게 해."]

지난 2일, 첫 산불 신고가 접수되고 3분 뒤 금산지역 차량에서 찍은 영상입니다.

산불은 이후 52시간 넘게 이어졌고 축구장 천 개 면적의 산림이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겨우 불을 끄고 산불 원인 조사가 시작됐는데 최초 발화 장소를 두고 대전시와 충남도가 때아닌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불이 꺼진 4일 충남도가 낸 산불 보고서입니다.

발생 원인은 조사 중이라면서도 참고 표시를 달아 "대전 장태산에서 산불이 넘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작성된 대전시 보고서에서는 불이 금산에서 시작돼 대전으로 넘어왔다는, 상반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금산군 관계자/음성변조 : "금산에서는 길이나 이런 거 아무것도 없어요. 대전 쪽에는 근처에 등산로, 임도, 길이 있는 걸 봤거든요."]

[대전시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신고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금산 쪽에서 산불 연기가 상당 부분 올라왔고, 그 후에 대전으로 넘어왔거든요."]

최초 발화지가 어디든 산불 원인 조사나 복구에는 지자체별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게 되는데 이번처럼 경계에서 불이 난 경우에는 발화지점에 따라 산불 가해 지역으로 낙인이 찍힐 수 있다 보니 조사 시작 전부터 불필요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김정오/산림청 산불방지과 사무관 : "그쪽에서 잘못해서 우리가 피해를 봤다는 그런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서로 이쪽이다, 이쪽이다, 갈등이 있는 겁니다."]

대전시와 금산군은 산림과학원, 산불방지기술협회 등과 함께 오는 14일 현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자체의 떠넘기기식 대처가 안 그래도 산불에 데인 주민들 마음에 혼란과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