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불 골프’ 김진태, 술자리까지

[앵커]

지난달 말 강원도에 산불이 났을 때 김진태 지사가 일과 중 골프연습장을 갔다가 큰 물의를 빚었죠.

그런데 김 지사가 그날 골프 연습을 한 뒤 지인들과 술자리까지 가진 거로 확인됐습니다.

이승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31일 낮 1시 반, 김진태 강원 지사는 고성군 식목일 행사에 참석했다가 춘천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강원도청이 아닌 한 골프연습장으로 향했습니다.

[김진태 지사 지인/음성변조 : "와 가지고 20분인가 있었대. 20분인가 2, 30분인가 치고 갔대."]

잠깐만 골프 연습을 한 이유는 저녁에 잡혀 있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김진태 지사 지인/음성변조 : "무슨 사적 모임이 있었나봐. 그래서 도지사가 먼저 (식당) 가서 앉아서 기다릴 수 없잖아."]

이 모임은 도지사 일정으로 공개되지 않은 '사적 모임'이었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는데, 여기서 술 잔도 오갔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업무 협의 만찬이 있었고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 이게 저희 입장이라고 보시면..."]

그날 강원도 홍천과 원주에 불이 나 진화 인력이 2백 명 넘게 투입됐습니다.

저녁 식사 무렵엔 큰 불길은 잡혔지만, 완전히 꺼지진 않았습니다.

하루 전날에도 화천에 불이 나 한때 산불 2단계가 발령되는 등 그야말로 산불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습니다.

[강원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먹은 것 가지고 뭐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는데, 일단은 상황은 완료된 상황이었거든요."]

이전 산불 때 대응은 어땠을까.

5헥타르 이상 산림을 태운 산불은 3월 18일에도 있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지난달 31일, 산불 당시 골프 연습을 한 거 외에도, 산불이 났던 지난달 18일 아침에도 골프 연습장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지사 측은 그날은 아침 7시부터 1시간 동안 골프를 쳐 오후 4시 넘어 발생한 산불과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강원도는 이미 지난달 6일부터 24시간 산불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한 상황이었습니다.

도지사가 모든 산불 진화를 직접 지휘할 순 없지만, 각종 행정 지원 업무를 지시하면, 재난 대응은 훨씬 빨라집니다.

[A 광역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단체장의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그런걸로 강제한다 아니다로 판단할 수 있겠어요. 무한 책임이죠. 설령 강제하지 않더라도 역할 필요하다면 상주하셔야 되고 역할 하셔야죠."]

김진태 지사는 지금까지 서면으로 짤막한 사과 입장만 냈습니다.

KBS 뉴스 이승재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김민준/영상편집:이윤진

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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