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7만명 직장 잃었다”...해고 광풍에 휩싸였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업체에 부착된 구인광고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긴축 경영에 들어간 미국 기업들이 지난 1분기에 근로자 27만여 명을 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6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인사관리 컨설팅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기업들이 올해 1~3월 총 27만416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분기(5만5496명)보다 4.8배 증가한 수치이며, 2020년 1분기(34만6683명)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월별 기준으로 봐도 최근 해고 증가세는 뚜렷하다. 올해 3월 이뤄진 감원 수는 8만9703명으로, 2월(7만7770명)보다 15% 증가했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정리해고를 주도한 것은 테크 기업들이다. 올해 1분기에 총 10만2391명을 해고해 전체 감원 수의 3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267명)에 비해 383배 늘었으며, 지난해 전체 정리해고된 테크 기업 근로자 수(9만7171명)보다도 많다. 테크 기업에 이어 금융회사들도 3만635명의 감원을 발표해 업종별로는 두 번째로 많았다.

감원의 주된 이유로는 불안한 시장·경제 상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비용 절감과 점포·부서 폐쇄 등도 감원의 배경으로 꼽혔다.

감원 규모에 비해 신규 채용은 크게 줄어들었다. 1분기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신규 채용 예정 규모는 총 7만638명으로 2016년 1분기(2만6898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 일자리 증가세가 더디다는 점은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80만 여 건을 기록해 202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앤드류 챌린저 CG&C 선임 부회장은 “기업들은 2023년을 맞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비용 증가에 여전히 짓눌리는 기업들이 있어 대규모 정리해고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