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뒤덮은 ‘현수막 내로남불’… 반대했던 소신파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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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이 갑자기 늘어난 현수막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김승수 의원은 통화에서 "그간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니 현수막 난립 등 많은 문제점이 예상돼 반대표를 던졌다"고 했고, 양금희 의원도 "올라온 법안을 보니 현수막 난립은 물론이고 현수막 폐기 시 발생할 쓰레기 문제 등이 예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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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의원, “예견된 문제, 대책 마련 서둘러야”
국회 행안위, 비판 커지자 뒷북 대안 마련 나서
최근 전국이 갑자기 늘어난 현수막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매국노, 이완용’ 등 원색적인 비난이 가득한 정치 문구의 현수막이 올해 들어 급증했다. 그 배경엔 지난해 여야가 통과시킨 옥외광고물법이 자리한다. 비록 법안은 통과됐지만 그 과정에서 소신투표를 한 의원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국민의힘 강대식·김성원·김승수·김웅·서정숙·양금희·윤주경·이양수·이종성 의원이다. 김승수 의원은 통화에서 “그간의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니 현수막 난립 등 많은 문제점이 예상돼 반대표를 던졌다”고 했고, 양금희 의원도 “올라온 법안을 보니 현수막 난립은 물론이고 현수막 폐기 시 발생할 쓰레기 문제 등이 예견됐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지역구에선 싸움만 하지 말고 광화문 교보문고 글귀처럼 품격있는 글을 써달란 요청도 받았다”고 했다.
기권표를 던진 의원은 국민의힘 박대출·송언석·엄태영·이헌승·정경희·정동만·조해진·최재형·한무경·홍석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윤영찬·홍영표 의원이다. 조해진 의원은 통화에서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라 반대표를 직접 행사하긴 힘들었지만, 지금처럼 현수막이 난립하는 상황이 우려돼 기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민철·서영교·김남국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심사 과정에서 이미 문제가 예견됐다. 2021년 11월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당시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은 홍보물의 난립, 일반 사업자와의 형평성, 주민 불편을 아울러 검토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규창 행정안전부 차관도 “전문위원의 검토 의견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여야 의원들은 이를 일축하고 법안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이 법안으로 길거리 현수막이 난립하자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주민 민원이 늘어나자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법을 바꾸지 않는 이상 완전한 해결은 어렵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최근 재개정 논의를 시작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간사는 지난 4일 의원회관에서 ‘정당 현수막 관리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행안위원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출근길 윤석열 대통령을 인신공격하는 민주당 현수막을 보면 화가 나는데, 그 옆에 이재명 대표를 인신공격하는 우리 당 현수막을 보면 민주당 의원님들도 화가 나겠구나 싶다”며 “이래서 여의도가 싸움터가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하는 사람도 혐오스러울 지경인데 국민은 얼마나 더 혐오스럽겠느냐. 우리가 만든 덫에 우리가 걸린 게 아닌가”라며 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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