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에… 반복항의로 벌금형·둔기로 윗집 부숴 입건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은 주민이 항의하다 도를 넘어 처벌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윗집을 반복적으로 찾아가다 스토킹 혐의로 벌금을 내거나 둔기를 휘둘러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대구지법 형사10단독 홍은아 판사는 7일 아파트 층간 소음 불만에 위층 집을 반복적으로 찾아간 혐의(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A(61)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아파트 위층에서 층간소음을 내는 데 앙심을 품고 윗집 현관문 앞에서 1시간 가량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리거나 발로 차며 고함을 지르는 등 8차례에 걸쳐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초인종을 눌렀는데도 윗집이 문을 열어주지 않자 현관문 도어락을 주먹으로 내리쳐 부순 혐의도 받았다. 

홍 판사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이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지법도 층간소음으로 자주 항의하던 60대 남성에게 스토킹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 김동희 판사는 층간 소음이 심하게 난다며 이웃집에 항의하고 휴대전화로 연락해 기소(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협박 등)된 B(67)씨에게 벌금 500만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B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한 공동주택에서 이웃집 여성(33)을 스토킹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평소 이 여성의 집에서 층간소음이 심하게 난다며 종종 항의했고 집 앞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거나 반복해서 휴대전화로 연락했다.

그는 문자메시지로 ‘당신이 여태껏 출입시킨 조폭이나 살인 청부업자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라며 ‘중단 안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불안 신경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그 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남 목포경찰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 끝에 둔기로 윗집 세간을 부수고 이웃까지 폭행한 아파트 주민에 대해 특수상해, 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주민은 지난 1일 새벽에 자신이 사는 아파트 윗집에 들어가 쇠 파이프로 주방 가구를 부수고, 이웃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주말 밤 층간소음에 시달리다가 둔기를 챙겨 윗집을 항의 방문, 말다툼을 벌이던 중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당한 윗집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