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 비판' 공감한 마크롱…방중 선물 안긴 시진핑

김겨레 2023. 4. 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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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견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을 서방 진영에서 '우군 만들기'의 기회로 활용했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중국과 유럽 관계가 어떤 제 3국에 종속되거나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지한다"며 "유럽이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독자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방중 마지막 날인 7일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를 찾아 대학에서 연설하고, 시 주석을 한 차례 더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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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유럽 관계, 독자적으로 발전"
마크롱, 기업인 대동하고 계약 20여개 따내
7일 광저우서도 회동…추가 경제협력 전망도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의 대중 견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을 서방 진영에서 ‘우군 만들기’의 기회로 활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실리 외교를 펼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시진핑 “디커플링 반대”에 발맞춰준 마크롱

시 주석은 6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프랑스 기업인위원회 제5차 회의 폐막식에서 “제로섬 게임에는 승자가 없다”며 특정 국가를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도 “디커플링과 망 단절에 반대하고 보다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공급망을 만들길 희망한다”고 말하는 등 시 주석의 발언에 발맞췄다. 미국이 주도하는 디커플링 전략에서 유럽 핵심 국가인 프랑스가 온도차를 보인 것이다. 이는 서방의 대중국 견제 연대에 균열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중국과 유럽 관계가 어떤 제 3국에 종속되거나 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지한다”며 “유럽이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독자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고, 시 주석 역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전날 마크롱 대통령에게 때가 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정신을 차리도록 하고, 모든 이를 협상 테이블로 데려올 수 있도록 당신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시 주석의 체면을 세워줬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바라보는 중국의 입장이 변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지는 않았으나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규탄한 적도 없다. 중립과 중재를 표방하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中, 기업인 대동한 마크롱에 선물 보따리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 기업 수행단이 현지에서 20여건의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은 프랑스에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중국핵전집단공사(CGN)와 장기 파트너십을 갱신했다고 보도했다. EDF와 CGN은 나란히 양국의 주요 원자력 발전 운영사다. EDF는 또한 중국에너지투자집단공사와 해외 풍력발전 프로젝트에도 합의했다.

또 중국 돼지고기 시장이 프랑스 양돈업계에 개방되며, 프랑스 알스톰은 청두 지하철에 전기 운전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해운회사 CMA CGM은 중국 국영회사 두 곳과 바이오연료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에어버스가 중국 항공기재집단유한회사와 A320 160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SCMP는 “이 같은 계약 체결은 프랑스가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축소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방중 마지막 날인 7일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를 찾아 대학에서 연설하고, 시 주석을 한 차례 더 만난다. 광저우는 중국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항구로, 17세기 프랑스 선박이 최초로 중국 해안에 도착한 지역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과 이번 방중에 동행한 기업 대표단 상당수가 광둥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시 주석이 베이징 밖에서 외국 고위 인사와 만나는 경우는 극히 적어 광저우에서의 회동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광저우에서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및 무역 협력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이어갈 예상된다. 광저우에서 경제협력 관련 추가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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