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사연 담긴 한 송이 한 송이···사색의 정원서 꽃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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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계절이 예년보다 빠르게 왔다 빠르게 가고 있다.
저자는 세계 최대 식물원인 영국 큐 왕립식물원의 식물 원예가로,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 세계 366가지(2월 29일 포함) 꽃을 엄선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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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식물원의 원예가
전세계 366종 꽃 엄선해 소개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박미나, 시원북스 펴냄)
모네가 사랑한 꽃·나무 수채화로
모네의 80개 명언 영문·한글 수록
꽃의 계절이 예년보다 빠르게 왔다 빠르게 가고 있다. 인류는 해가 갈수록 바빠지고, 인류의 일이 많아질수록 지구는 더워진다. 그 결과 우리는 세상의 수많은 꽃을 사유할 시간을 놓치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이 꽃을 잊지는 않는다. 우리는 꽃이 있어야 누군가에게 사랑과 애도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또 꽃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과거와 다르게 화살처럼 지나가는 시간이 안타까울 뿐 꽃을 향한 인간의 사랑은 계속된다.
‘날마다 꽃 한 송이’는 현대인의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다독여주는 ‘꽃 일기장’이다. 저자는 세계 최대 식물원인 영국 큐 왕립식물원의 식물 원예가로,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 세계 366가지(2월 29일 포함) 꽃을 엄선해 소개한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서 시베리아까지 전 세계를 망라하는 모든 꽃에는 사연이 있다.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 가장 사랑해 향수까지 만든 ‘유럽은방울꽃’, 어여쁜 보랏빛 얼굴 뒤로 독성을 감추고 있는 ‘솔라눔 락숨’, 중국에서 꽃의 왕으로 알려진 ‘적작약’까지, 저자의 꽃 일기장을 들여다 보면 세상에 같은 내음을 내는 꽃은 단 한 종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빨리 떠나는 계절이 아쉬운 이들이 미소지을 만한 향기로운 수필이다.
‘날마다 꽃 한 송이’가 전 세계를 토양으로 하는 꽃을 다룬다면,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은 인류가 사랑한 화가, 모네 한 사람의 정원을 이야기한다. 지베르니는 ‘모네의 정원’이 위치한 파리 근교의 마을이다. 인상주의 화가 모네는 그림 그리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을 정원 가꾸기에 몰두 했다. 수많은 미술 평론가들이 ‘모네를 알고 싶다면 지베르니의 정원을 봐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이 정원에는 모네의 일생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이들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아름다움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수채화 작가이자 ‘빨강 머리 앤의 정원’의 저자다. 그의 신간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은 모네를 사랑하지만 지베르니 정원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책이다. 모네는 정원 가꾸기에 그림 그리기 만큼이나 생을 걸었다. 스스로 ‘내가 잘 하는 일은 단 두 가지, 정원 가꾸기와 그림 그리기’라고 말할 정도였다. 저자는 수채화로 모네가 사랑한 꽃과 나무를 그린다. 물감으로 아름답게 수놓은 꽃 그림과 모네가 남긴 생전의 ‘말’을 읽다 보면 화가 모네가 생의 기쁨과 슬픔, 고통을 정원에서 눌러낸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는 ‘색채는 끊임없는 걱정 거리처럼 나를 쫓아다닌다’라고 말할 정도로 좋은 그림에 몰두했다. 또 ‘그림을 그릴 수록 불가능을 발견하고 무력함을 느낀다’며 자신이 남긴 걸작 앞에 겸손했다. 어쩌면 모네는 자신의 희로애락을 정원에서 떨쳐낸 게 아닐까. 바쁜 삶을 사느라 따뜻한 봄에 꽃의 화려함을 놓치고 있는 이들이라면 두 권의 ‘꽃 책'을 읽으며 잠시 주변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각각 2만4800원,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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