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합계출산율 0.78명…"저출산 대책, 패러다임 전환·실효성 확보 필요"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저출산 대책의 실효성 확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동향 조사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2021년보다 0.03명 감소했으며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추이를 보면 2015년 1.24명에서 2018년 0.98명, 2021년 0.81명으로 계속 하락해 왔다.
◆인구 자연감소 추세 지속에…2070년 부양비 3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보면 꼴찌로, 하위권인 일본(1.33명), 그리스(1.28명), 이탈리아(1.24명)등과 비교해도 우리나라(0.84명)만 유일하게 1명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 보고서는 한국의 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통계청은 한국은 2022~2070년 기간 중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의 구성비가 각각 4.0%p(포인트), 24.9%p 감소하고 고령인구 구성비는 28.9%p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약 5천184만명에서 2021년 5천175만명, 2022년 5천163만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될 경우, 한국의 총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의 비)는 지난해 40.8명에서 2070년에는 116.8명으로 지난해 대비 2.9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동향 관련 브리핑에서 "2020년 장래인구추계 결과로는 향후에 (합계출산율이) 1.12명까지도 회복되는 걸로 추계가 됐다. 30~35세의 여성 인구가 조금 늘어나는 추세가 있어 출생아가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혼인을 하지않는 경우가 늘고 있고 혼인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아) 출생아 수도 줄고 있어 여러 가지 부분을 계속 보면, (30~35세 여성)인구가 늘어난다고 출생아가 늘어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산율이) 1.12명까지 늘어난다고 보는 부분은 코호트 출산율을 기초로 시계열 모형으로 예측했을 때 그런 부분이 있었다"며 "물론 이 부분도 정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 정부, 저출산 대책…"실효성 확보와 패러다임 전환 필요"
정부는 지난달 28일 새로운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영아부터 초등까지 최고 수준 돌봄과 교육 제공돌봄 체계 ▲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 함께할 시간 보장(일·육아 병행) ▲가족 친화적 주거 지원 강화 ▲양육비용 부담 완화 ▲임신부터 영아기까지의 건강 보장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존 맞벌이 가구 소득수준 등을 기준으로 지원했던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기준과 대상을 확대해 자녀 수 등을 고려해 지원하는 방안으로 개선하고 2025년부턴 유보통합을 통한 돌봄 서비스 제공한다. 육아기 단축시간 근로를 늘리고 육아휴직 대체인력지원 서비스 확대, 육아기 재택근무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추진한다. 이 밖에도 신혼부부에게 43만호의 주거 공급, 부모급여 확대, 난임부부 지원을 확대, 임신출산 전후 생애 초기 의료비 부담 경감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이미 정부는 이와 비슷한 저출산 대책에 15년 동안 280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였으나 출산율 하락과 혼인 건수 감소를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실효성 확보와 패러다임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청년세대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고 판단한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았을 때 '기를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해줄 수 있는 사회인지 확답을 안줘서 미룰 수밖에 없다. 69시간 근무 등의 얘기도 있고 육아휴직도 조사율을 보면 육아휴직 대상 중 50%는 육아휴직을 못 쓴다"며 "제도는 존재하는데 실제로는 그 제도를 쓸 수 없거나 쓰기 어려운 사람들이 50%라는 건 제도가 있어도 쓸모없는 형태라는 뜻이다. 이런 부분들이 완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책이 돈을 많이 썼는데 안된다는 것보다 육아휴직, 실질임금이 보장되면서 쓸 수 있게 해야하고 육아휴직 후 (회사로) 돌아왔을 때 피해받지 않아야 한다. 유연근로가 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확신을 줘야한다. 제도보다 중요한 건 실효성"이라며 "제도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강제적 요소들이 있어야 한다. 성평등 임금 공시제처럼 기업별로 육아휴직을 써야하는 사람들 대비 몇 퍼센트가 (육아휴직을) 썼는지 공표되는 방법 등이 같이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양육·보육 쪽으로 많이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집계되면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며 "출산 쪽의 접근법보다 결혼이 합리적 선택이 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까지의 정책은) 결혼한 사람들이 애를 낳도록 하는 시각으로 보는 건데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냥 놔두고 가자는 것 같다.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있어서 20대든 30대든 어떻게 결혼하게 할까하는 고민을 해야한다. 어떤 환경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제·금전적 지원이든 사회문화를 바꾸든 간에 결혼을 하도록 하는 사회적 여건과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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