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바다에서 인생 철학을 배운다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피카 펴냄)

[서울경제]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

2022년 프랑스 최고의 철학과 교수로 꼽히는 로랑스 드빌레르는 인생의 해답을 ‘바다’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간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저자는 바다를 인간의 삶과 가장 흡사한 자연으로 꼽는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오르락내리락하고 밀물과 썰물이 밀려오다가 물러난다. 저자는 이같은 모습이 고난과 역경, 환희와 기쁨, 탄생과 죽음이 공존한다고 봤다.

실제로 바다에 빗댄 저자의 인생 철학적 소견은 책을 읽는 내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바다가 나를 집어삼키려고 할 때 이에 무턱대고 맞선다고 바다를 이길 수 없다. 폭풍우 같은 파도가 밀려올 때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인생에서 위험이 닥쳤을 때 줄행랑을 치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도망치는 것 자체가 도움되기도 하지만 피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용기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저자는 자신만의 ‘닻’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흔들리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건 닻이다. 닻은 도무지 벗어나기 힘든 어려움에도 물러서지 않게 해주는 힘을 준다. 각자의 인생에서 희망과 위로를 다시 불어넣는 게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는 “어려움이 닥쳐도 그건 그냥 삶의 한순간일 뿐이다. 결국에 모두 스쳐 지나갈 순간. 어떤 것에 실패해도 그것이 실패한 것이지, 나의 존재가 실패는 아니다”고 강조한다. 1만6800원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