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구해준 ‘복순이’ 보신탕집에 넘긴 견주…기소 안 된 이유는?

사람 구한 충견 '복순이', 학대받고 보신탕집서 숨져
견주와 보신탕집 주인은 기소유예
다만 잔혹하게 학대한 이웃 주민은 불구속 기소

사람 살린 충견 복순이의 생전 모습. 사진출처=비글구조네트워크

사람 목숨을 구한 개 ‘복순이’를 보신탕집에 넘긴 견주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복순이를 숨지게 한 보신탕집 주인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복순이가 죽기 전 학대했던 이웃 주민은 재판에 넘겨졌다.

6일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복순이 견주 A씨(64·여)와 보신탕집 주인 B(70)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불기소 결정의 일종으로,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양형 조건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앞서 복순이는 과거 A씨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크게 짖어 목숨을 구해준 충견이었다.

마을에서 유명해진 복순이는 지난해 8월 전북 정읍시 연지동의 한 식당 앞에서 이웃 C씨(67·남)에게 흉기로 학대당해 코와 몸 일부가 훼손되는 등 심한 상처를 입었다. 

사건 직후 견주 A씨는 복순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갔지만 치료비로 약 150만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이후 A씨는 복순이를 보신탕집에 대가 없이 넘겼고, B씨는 보신탕 재료로 쓰기 위해 복순이를 숨지게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보신탕집 냉동고 속 복순이의 사체를 찾아 장례를 치렀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학대한 C씨를 검거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 복순이가 내 개를 물어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C씨를 불구속 기소한 이유에 대해 “혐의가 입증됐고,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견주 A씨와 보신탕집 주인 B씨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선 “A씨가 초범인 데다 남편이 투병 중이며 생활고로 인해 병원비에 부담을 느낀 점 등을 고려했다”며 “B씨는 복순이를 목매달아 숨지게 했지만 추가적 학대 행위가 없었고, 더는 보신탕을 팔지 않겠다고 한 점도 참작했다”고 했다. 검찰시민위원회의 과반수도 이들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