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금 갔어도 목숨 건져” 출근길 심폐소생술 후 홀연히 떠난 의인

심근경색 60대 남성, 도로공사 직원이 구해

쓰러진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는 모습. 도로교통공사 제공

 
바쁜 출근길 심폐소생술로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고 조용히 자리를 떠난 의인이 있다.

7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그 의인은 도로공사 직원 장대언씨(37)로, 장씨 덕분에 건강을 되찾은 60대 남성 노씨가 장씨를 꼭 찾고 싶어 SNS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 끝에 찾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영상을 보면 쓰러진 자신에게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최선을 다 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씨 옆으로 숱한 사람들이 눈길도 주지 않고 무심히 지나친다. 미루어 짐작컨대 노씨는 영상을 보고 장씨에게 더 고마웠을 터.

도로공사가 제공한 영상을 보면 지난달 20일 지하철 1호선 안양역 대합실에 쓰러진 60대 남성에게 장씨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다. 

영상에서 대합실을 지나던 노씨는 어디 불편한 듯 잠시 멈춰 서 허리를 숙인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지 다리에 손을 대고 호흡을 고른다. 다시 일어서 몇 걸음을 떼는 듯 했지만 호흡이 어려운지 다시 멈춰 서고, 이내 휘청거리면서 바닥에 쓰러진다.

이를 본 장씨가 바로 노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변의 다른 시민과 쓰러진 노씨를 바닥에 앉히고, 노씨의 ‘의자까지만 데려다 달라’는 요청에 그를 부축해 천천히 이동시킨다.

하지만 이내 노씨는 구토하면서 다시 쓰러지고 의식마저 잃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장씨는 침착하게 노씨를 옆으로 돌려 토사물을 빼내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장씨의 빠른 대처 덕분에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노씨는 의식을 되찾고, 장씨는 역무원에게 현장을 맡기고 제 갈 길을 간다. 노씨는 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은 후 건강을 회복했다고 한다.

장씨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매년 의무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게 하는데 모형으로나마 직접 실습 해본 것이 도움이 됐다”면서 “쓰러졌던 남성이 만약 다른 사람 앞에서 쓰러졌다고 해도 (주변에 있는) 다른 시민이 분명 도와주었을 것”이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노씨 역시 다른 매체와의 통화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는데 대부분은 바쁘니깐 관심 없는데 (장씨는) 갈비뼈에 금이 갈 정도로 심폐소생술을 아주 잘해줬다. 생명의 은인”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