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복관광' 해외 아닌 국내서 터졌다

최대 여행사 JTB 분석
골든위크에 2450만명 사상최고
자국내 여행 작년보다 53% 쑥
계속된 엔저·치솟은 항공료에
해외여행 코로나前 20% 수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올해 일본의 골든위크(4월 말~5월 초 연휴) 국내 여행객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여행에서 보복 소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엔저(엔화가치 약세) 등 영향으로 해외로 가는 여행객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2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외여행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가 설문조사와 항공여행 등 여행상품 판매 상황 등을 종합해 오는 4월 25일~5월 5일 자국의 여행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 여행자는 2470만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골든위크의 99% 수준까지 회복된 수치다.

특히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은 국내 여행이다. 올해 골든위크의 국내 여행객은 작년보다 53.1% 늘어난 2450만명으로 예측됐다. 이는 2019년보다 2%가량 많고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69년 이후 최고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골든위크의 국내 여행 소비액은 8526억엔으로 작년보다 54.5% 증가하고 2019년의 98.9%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0~2022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행동 제한 등으로 골든위크에도 여행을 가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2019년 2401만명이던 골든위크 국내 여행객은 △2020년 500만명 △2021년 950만명 △2022년 1600만명 등으로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진정돼 행동 규제가 풀리는 데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방침도 지난달에 완화되면서 올해 골든위크의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그동안 여행을 가기 힘들었던 것에 대한 반동 효과가 있고 보복 소비 의욕이 관광에서도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일본 여행사들의 예약 상황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K여행사의 경우 국내 여행의 예약이 판매액 기준으로 전년 대비 2.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일본 국내 여행 수요의 회복은 호텔 숙박료 상승 등으로 이어져 여행 패키지 상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K여행사의 여행 상품 요금은 2019년에 비해 20% 이상 오른 수준이다. 또 H여행사의 여행 상품 요금도 30%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골든위크에 국내 여행 회복세가 가파른 데 비해 해외로 가는 수요 증가는 더디다. 올해 골든위크의 해외여행객은 2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작년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지만 2019년의 21.5%에 그친다. 일본의 해외여행 회복세가 더딘 것은 엔저, 항공 운임 상승 등으로 인한 여행 비용 증가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주요 국가가 작년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일본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를 고수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작년 초 달러당 115엔 수준이었던 엔화가치는 최근 131엔대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예약도 2019년의 30% 전후에 머물고 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