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배후의심 재력가 구속영장 신청

경찰, 강도살인교사 혐의 적용
주범전달 4천만원 착수금 의심
청부살인 중점 두고 수사 진행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다섯 번째 피의자이자 그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 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7일 수서경찰서는 피해자 A씨(48)의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강도살인교사)로 40대 남성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유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이날 밤에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경찰이 유씨에게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하면서 경찰 수사가 청부살인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찰은 유씨와 그의 아내 황 모씨가 2021년 주범 이경우(36)에게 전달한 4000만원을 납치·살인 착수금으로, 이경우가 범행 직후 추가로 요구한 6000만원을 성공보수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우는 지난달 29일 범행 직후부터 31일 오후 체포되기 전까지 두 차례 유씨를 만나 6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유씨는 지난 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소재 백화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유씨는 이경우와 최근까지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며 살인교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씨 변호인은 "범행 전 이경우에게 건넨 4000만원 중 3500만원은 2021년 변제 기간 5년과 이자율 2%로 빌려준 돈이다. 범행 이후 이경우가 요구한 6000만원도 주지 않았다"며 유씨가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유씨 부부와 이경우, 그리고 A씨는 가상화폐 P코인과 연관된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얽힌 사이이기도 하다. 이경우는 2021년 P코인이 폭락하자 유씨의 아내 황씨를 찾아가 1억9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빼앗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P코인 투자 홍보를 담당한 A씨도 함께 수사받았으나 불송치 결정이 났다. 이후 이경우는 유씨 부부와 갈등이 해소됐으나, A씨는 유씨 부부와 대립하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