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전우려' 교량 긴급점검

道 'C등급 이하' 78개 대상
경찰, 붕괴 정자교 합동감식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 이후 경기도가 도내 안전 'C등급 이하' 전체 교량에 대해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7일 실·국장 회의를 열고 "도민들은 사고 대처도 관심 있게 보겠지만 사고 자체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시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4856개 전체 교량 중 지방도와 국지도 교량 718개는 경기도 건설본부가, 나머지는 시군 기초단체가 관리한다. 경기도가 관리하는 교량 718개 가운데 C등급은 58개(남부 37개·북부 21개)다. D와 E 등급은 없다. 정자교처럼 시군이 관리하는 C등급 이하 교량도 이달 중 모두 긴급안전점검을 하도록 31개 지자체에 주문했다.

시설물안전법에 근거해 평가하는 교량 안전 등급은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불량) 등 5개 등급으로 나뉜다. A등급은 최상의 상태, B~C등급은 부재에 결함이 있으나 안전에 지장이 없는 상태, D~E등급은 부재 결함으로 사용을 제한 또는 금지해야 하는 상태다.

경기도는 긴급안전점검을 할 때 상수도관, 가스관, 통신관로 등의 노후화, 파손 등을 중점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하중이 큰 여러 개 관을 교량에 매다는 일명 '관 매달기 형식'이 정자교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안전점검을 통해 보수·보강이 필요할 경우 즉시 조치하고, 시군에는 자체 교량 안전점검 결과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수사 전담팀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과학수사 자문위원 등 22명과 함께 사고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였다. 현장에 투입된 과학수사 자문위원은 민간인 신분으로 교량·건축 전문가들이다.

합동감식은 정자교 상부 보행로가 끊어진 지점과 교량 하부, 하천에 쏟아진 잔해물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보행로 중 아직 무너지지 않은 부분과 반대편 보행로 구조도 함께 점검했다. 끊어진 부분의 시멘트 조각 일부를 수거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자교 붕괴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무너진 보행로 상태와 잔해 등을 분석할 계획"이라면서 "설계·시공뿐 아니라 관리에도 하자가 없었는지 함께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교량 붕괴 사고는 육안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없어 정밀감정 등의 결과를 종합해야 알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