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PGA vs LIV '그린재킷 쟁탈전' 팽팽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4.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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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LIV멤버 켑카 7타 줄이며 맹타
PGA 람·호블란과 공동선두
2라운드부터 비·번개 예고
우승경쟁에 큰 변수 될 듯

◆ 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

PGA 선수 욘 람. AFP 연합뉴스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경기가 열린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 기자실. 리더보드를 보며 전 세계 기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세계 랭킹 3위 욘 람(미국)과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먼저 7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를 형성한 가운데 'LIV 골프파'이자 '메이저 대회 킬러'로 불리는 브룩스 켑카(미국)가 막판 3연속 버디를 앞세워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려놨기 때문. 다들 "결국 이번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와 LIV 골프의 우승 경쟁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구나"라며 자판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마스터스 개막을 앞두고 PGA 투어를 떠나 LIV 골프로 둥지를 옮긴 톱골퍼들의 참가가 확정된 이후 줄곧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이들의 신경전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바 있다. 마스터스에서 PGA 투어와 LIV 골프 선수들이 함께 경쟁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LIV 골프 수장인 그레그 노먼(호주)이 "우리 LIV 선수가 우승하면 다른 선수들이 다 함께 18번홀 그린으로 몰려가 축하해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오거스타 내셔널 측은 1986년과 1993년 두 차례 디오픈에서 우승한 노먼을 대회에 초청하지도 않았다. 노먼을 대회장에 초청했다가 예상 밖의 사건이 생길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대회 기간에는 어떠한 대립도 하지 않겠다. 대회의 본질이 지켜져야 한다. 소음을 만들지 말자"며 평화를 제안했고 분위기는 '대회 우승 경쟁'에 집중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시작되자마자 'PGA 투어파'와 'LIV 골프파'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가장 위협적인 LIV 골프 에이스는 '메이저 킬러' 켑카다.

PGA 선수 빅토르 호블란. UPI 연합뉴스

지난 2년간 무릎 등 여러 부위 부상에 시달리던 켑카는 지난해 LIV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마스터스 직전 열린 LIV 골프 3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리그 출범 후 첫 2승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당시 "마침내 부상 없이 건강한 몸으로 좋은 골프를 치게 됐다"고 말한 켑카는 "이번주 대회장은 그린 스피드가 빠르고 핀 위치도 경사진 곳에 꽂혀 있어 다음주 마스터스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마스터스 우승에 대한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켑카는 현재 세계 랭킹이 118위까지 내려갔지만 PGA 투어에서 거둔 8승 중 무려 4승이 메이저 대회(2017·2018년 US 오픈, 2018·2019년 PGA 챔피언십)였다. 큰 대회에서 유독 강하고 우승 기회가 오면 좀처럼 놓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2019년 마스터스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켑카는 "사실 6번, 8번, 9번, 10번홀에서 짧은 퍼팅을 놓쳤기에 더 낮은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매우 행복하다"고 말한 뒤 "무릎을 심하게 다쳤고 고통스러운 재활을 이겨냈다. 부상당한 곳에 통증이 아직 있지만 2라운드에는 날씨가 좋아지는 시간에 나갈 수 있어 다행"이라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LIV 멤버 브룩스 켑카. UPI 연합뉴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공동 선두에 오른 람과 호블란은 쉽지 않은 상대다. 특히 람은 이날 1번홀(파4)에서 2온을 시킨 뒤 무려 4번이나 퍼트를 하며 더블보기를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최악의 출발이었지만 이 실수가 람의 승부욕을 깨웠다. 람은 2번홀과 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어이 스코어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후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더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의 스코어를 적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마스터스 사상 1번홀에서 더블보기 또는 그 이상의 나쁜 성적을 낸 뒤 나온 최저타 기록일 정도로 흔치 않은 흐름이다. 이날 람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100%. 또 그린도 단 한 차례밖에 놓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람은 "내가 첫 홀에서 4퍼팅을 할 줄은 몰랐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이후에 9타를 줄이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었다"며 "내가 해온 방식대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공동 선두 그룹을 제외하고는 PGA 투어파 선수들의 압승이다. 톱10에는 켑카가 유일하고 호주의 캐머런 스미스는 2언더파 70타 공동 17위, 패트릭 리드·필 미컬슨·호아킨 니만·더스틴 존슨은 1언더파 71타 공동 26위로 출발했다. '아이언헤드' 주장인 케빈 나(미국)는 9홀에서 4타를 잃은 뒤 기권하기도 했다.

[오거스타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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