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광훈 축출론 확산 "당원 전수조사해 싹 정리"
홍준표 "목회자에 좌우 안돼"
하태경 "결별 않으면 미래 없어"
윤재옥 새 원내대표도 공감대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국민의힘 안팎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축출론이 본격적으로 분출됐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전 목사의 공천 요구를 폭로했고 홍준표 대구시장,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은 전 목사의 세력을 당원 전수조사를 통해 탈당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진작 해결했어야 할 사안을 3·8 전당대회에서 눈치만 보다 이제야 나섰다는 비판도 있다.
황 전 총리는 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 목사가 2019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공천을 요구해 함께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몇십 명이었느냐"고 묻자 "그 정도 이야기하자"고 답해 공천 요구 숫자가 두 자릿수임을 암시했다.
이어 황 전 총리는 "지금 단계에서는 전 목사를 당에서 축출해야 한다"며 "도움이 되는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폐해이고, 더 많은 사람이 떠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같은 연대로 분류되던 전 목사 등 극우세력에 대해 같은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황 전 총리도 축출을 요구한 것이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과 전 목사의 "우파 천하통일" 등 발언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4·5 재보궐선거에서 울산 지역 내 국민의힘이 패배하자 이를 계기로 당내에서는 전 목사 세력 축출론이 본격 점화됐다.
홍 시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게 좌지우지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 목사를 비판한 데 이어 "국민의힘 책임당원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시장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황교안 대표 때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며 "(이후로) 내부 경선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니까 최고위원이나 당대표 나온 사람들이 거기에 손을 안 벌릴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하 의원도 전날 저녁 SBS '뉴스브리핑'에서 "전광훈 세력과는 완전히 선을 그어야 한다"며 "우리 당에 미래가 없다. 다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 의원은 "전광훈 정당이 따로 있다"며 "전수조사해서 당원 가입서 추천자란에 '전광훈'이라고 쓰여 있는 이중 당적자는 전부 다 출당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선거 때마다 부담이 되는 극우와의 거리 두기를 놓고 당내에서 이견이 분출됐지만 홍 시장 말처럼 당내 경선 때는 눈치를 보며 달래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재옥 의원이 출마 정견 발표에서 "극우와 철저히 거리를 두겠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당내 비윤계 초선 의원은 "전당대회 때는 표심을 호소하다 이제야 정신을 차려 가고 있다"며 "내년 총선 전에 진짜 정리를 해야 중도층 민심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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