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게임 만드는 시대 온다”…R&D에 사활 건 게임업계
엔씨소프트도 연평균 17% 늘려
넥슨은 AI전담 인력 600여명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경험 제공”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업계가 AI에 공들이면서 지난해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대폭 늘렸다. 팬데믹 사이에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게임 업체들은 인력 운용을 최적화 해야 하는 상황인데, AI를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게임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신규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연구개발비에 매출 32%를 쏟아부었다. 연구개발비는 2021년 5618억원에서 2022년 8580억원으로 5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510억원에서 2022년 1086억원 적자전환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린 것이다. 넷마블의 지난 5년간 연구개발비 규모를 보면 2018년 4129억원, 2019년 4589억원, 2020년 5193억원 등이다. 넷마블은 “올해의 경우 스핀엑스 인수에 따른 개발인력 흡수 등 부대비용이 늘어났다”면서도 “게임 수명을 연장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AI 기술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마블이 본격적으로 AI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14년 부터다. 2018년에는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를 설립하고 게임 내 밸런싱 시스템, 이상탐지 시스템, 이용자 추천 시스템 등을 개발해왔다. 이외에도 게임 개발 효율화를 위해 음성, 비전, 자연어처리를 융합한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자동으로 제작하기 위해 음성 감정 인식, 얼굴 표정 제작, 립싱크 등 모듈을 종합해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 등이다. 지금까지 국내 236건, 해외 15건 등 251건의 등록특허도 확보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플레이하는 AI를 개발해 이용자들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도 작년 한 해 동안 연구개발비에 4730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 비중은 19%대에 달한다. 3년 전인 2019년에는 연구개발비가 3097억원 수준이었는데, 연평균 17.3%씩 증가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에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전담 조직을 꾸렸다. 현재는 인공지능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전체 직원 4789명 중 71%인 3394명이 연구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게임 기술과 R&D 비전을 제시하는 콘텐츠 시리즈 ‘TECH Standard(테크 스탠다드)’를 공개했다. 엔씨소프트 개발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기술력과 비전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한 것이다. ‘리니지W’를 전 세계 12개국 이용자들이 동시에 접속해 안정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도입한 비결과, IT 서비스 연속성을 위한 인프라 기술력을 소개했다.
또 디지털 휴먼을 주제로 엔씨소프트의 미래 게임 기술의 방향성과 비전도 제시했다.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글로벌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3′에서 김택진 대표가 직접 ‘디지털 휴먼’으로 등장했었는데, 그 제작 과정을 소개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도 “엔씨소프트는 10년 넘게 AI를 준비해왔고, 나름의 챗GPT 같은 AI를 학습시키고 있다”며 “AI와 비주얼 기술의 핵심 집약체인 ‘디지털 휴먼’을 개발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넥슨은 2017년 설립한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개발 인력 600여 명이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안에 NPC(Non-Player Character)에 AI 페르소나를 도입해, 정해진 대본을 벗어나 NPC와 유저 간 소통하는 기능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크래프톤도 창의적인 AI 활용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구현하기 우ㅚ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스페셜 프로젝트 2′(SP2)를 운영하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AI 조직을 키우고 기술 개발에 공들이는 것은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자 맞춤형의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사람의 역할을 대신 수행해주는 AI가 게임 제작에 관여한다면 게임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지게 된다. 생성형 AI의 경우 이미 개발자 워크플로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의 ‘2023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에는 AI가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 더 많이 관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티는 보고서를 통해 “사용자 제작 콘텐츠 활성화는 물론이고 AI를 통해 이용자별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게 되면서 같은 게임을 오래 즐기는 이용자 수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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