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로푸드테크가 뭐길래? 전문가 100인 집단토론 ‘성황’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3. 4. 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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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전후방산업 전문가 100인 토론회

참석자들 5대 주제별로 흩어져 집단토론

농식품 벤처캐피탈 ‘임팩트파트너스’ 주최

매일경제 애그테크혁신센터 공동 주관

임용표 (사)친인간농업연구소 이사장(임팩트파트너스 연구소장)이 전문가 100인 토론회에서 ‘농식품 산업 전후방 연관산업의 주요 이슈’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농식품 분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이 ‘전문가 100인 토론회’를 개최해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임팩트파트너스(대표 진기준·김종화)가 6일 매일경제 애그테크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농식품 전·후방 연관산업 전문가 100인 토론회’가 그것이다.

이날 행사는 임팩트파트너스가 매월 자체 행사로 고객과 투자사 등을 초청해 개최해오던 ‘성과공유회’를 확대한 것으로 이색적인 진행으로 농식품 관련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날 토론회는 두 명의 농식품 분야 전문가의 기조발제에 이어 100여 명의 참석자들이 △농산업 바이오플라스틱 △농산업 메타버스 △애그테크&푸드테크 △농산업 ESG △애그리테인먼트 등 5개 주제별로 분임 토론을 진행했다. 일부 전문가들만 토론하고 나머지는 청중으로 참여하는 기존의 토론회 형식을 벗어나 참석자 모두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발언하는 집단 토론회를 추구했다.

진기준 임팩트파트너스 대표는 “성과공유회를 개최해 오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이번 100인 토론회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진 대표는 “성과공유회는 현장 농업인과 농식품 기업인들이 관련 전문가를 찾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있어서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관련 전문가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토론의 장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100인 토론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혁훈 매일경제신문 농업전문기자가 전문가 100인 토론회에서 ‘아그로푸드테크 트렌드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첫 순서로 정혁훈 매일경제신문 농업전문기자는 ‘아그로푸드테크 트렌드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 기자는 발표에서 아그로푸드테크의 개념과 트렌드를 설명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향후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 이슈에 대해 발제했다. 이날 제기된 아그로푸드테크 이슈는 종자 독립, 쌀 공급과잉 해소, 각종 규제 해소, 스타트업의 도적적 해이 방지, 전문 컨설팅 강화, 투자자 전문성 제고, 스마트팜 보조금의 합리적 사용, 고품질의 데이터 확보 등이다.

이어 (사)친인간농업연구소 이사장이자 임팩트파트너스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임용표 충남대 명예교수가 ‘농식품 산업 전후방 연관산업의 주요 이슈’에 대해 발표했다. 임 교수는 발표에서 “미래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개별적인 구매 습관과 취향을 반영해 맞춤형 개인형 서비스가 더욱 필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농식품 전후방 산업 분야에서 과학기술인들의 파괴적 융합과 타 업종 간 교류와 협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 100인 토론회 참석자들이 각 그룹별로 나뉘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앞은 임용표 교수가 진행한 농산업 ESG 토론 그룹의 모습.
이어 진행된 5개 주제별 토론회에는 농식품 분야 대학 교수들과 창업가, 중견기업 CEO와 임원, 관련 정부부처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농산업 바이오플라스틱 토론 그룹은 김근모 동성케미컬 상무가 이끌었다. 이 그룹에서의 핵심 토론 주제는 버섯 가죽과 친환경 폐기물 처리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플라스틱 소재의 산업적 활용을 위해서는 양산화를 위한 걸림돌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친환경 생분해 소재 개발과 활용과 관련해 원항연 농촌진흥청 연구관은 “생분해서 소재가 분해가 잘 된다고 하지만 용기나 필름을 만드는 과정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오히려 어설프게 분해될 경우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100인 토론회 참석자들이 ‘농산업 바이오플라스틱’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농산업 메타버스 토론 그룹은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이 진행했다. 이 그룹은 농촌진흥청 디지털농업추진단에서 새롭게 서비스하기 시작한 ‘메타팜’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메타팜은 귀농·귀촌을 꿈꾸는 비농업인과 작물 변경을 계획 중인 농업인을 위한 서비스로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미리 농사를 지어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성제훈 농진청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현실에서는 60년 벼농사 경력이 있어도 60번의 농사 경험이 있을 뿐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백만 번의 농사를 지어보는 것도 가능하다”며 “초보 농업인이라도 60년 경력의 농부보다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정혁훈 기자가 맡은 애그테크&푸드테크 토론 그룹은 농업 전후방 산업에서 업종간 다양한 융합과 교류가 이뤄지는 데 있어서 갈수록 기술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성도 신성씨엔에스 대표는 “농촌의 고령화와 저출산이 심각해지면서 구인난이 농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부상했다”며 “사람이 없어도 파종과 수확, 방제, 물류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로봇의 관련된 시설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는 “오는 7월에 뉴욕 코리아타운에 250평 규모 매장에서 사람을 대신해 튀길 수 있는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젊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기술과 아이디어, 기획력은 있지만 현장 경험이 부족한 만큼 전문가들과의 이런 토론회가 큰 도움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농산업 ESG 토론 그룹은 임용표 교수가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는 농산업 ESG의 구체적인 개념과 농가 현장을 감안한 정책 입안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자들은 농산업 ESG에 대해서는 그동안 연구가 부족하다보니 기준 제정과 표준화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최형석 네오크레마 대표는 “농산업 ESG는 인증 등 규격화가 어렵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중소·벤처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ESG를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과 범위를 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문가 100인 토론회 참석자들 중 아그리테인먼트 그룹에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애그리테인먼트 토론 그룹에는 실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관련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도시농업과 도시의 재생에너지에 대해 논의했다. 진행을 맡은 정선화 임팩트파트너스 박사는 “홈가든으로 시작된 도시농업의 경우 관련 전문가가 부족한 만큼 도시농업 관리자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준 중부도시가스 과장은 도시농업과 재생에너지의 연관성을 언급하면서 바이오가스와 도시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로 변환하는 도시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100인 토론회에 참석한 농식품 분야 전문가들은 농식품 분야에서도 집단지성을 발휘할 기회가 자주 만들어지기를 희망했다. 이에 대해 김종화 임팩트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이번 행사가 농식품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협력함으로써 다원적 문제 해결책을 마련하는 무대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정기적인 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기준 임팩트파트너스 대표(맨오른쪽)가 이번 전문가 100인 토론회 행사를 준비한 직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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