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X파일]SK계열사와 대장동팀...그들이 불법을 공모한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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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취재 결과, 킨앤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단순 투자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김만배 등 대장동 업자들과 공모해 1천억 대 이익을 챙기는 등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킨앤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사업자로 뽑히는 중요한 뒷배경이 됐다.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이 대장동 사업에 공모하며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킨앤 등 민간 투자자들이 약속한 금액 5,600억 원을 무이자로 조달한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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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부터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추적하는 연속 보도를 진행 중이다. 이 작업에는 온갖 불법으로 얼룩진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겼는지 규명하는 작업도 포함돼 있다. 부당이득의 한 축에 재벌그룹 SK 계열사인 킨앤파트너스(이하 킨앤)가 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킨앤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단순 투자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김만배 등 대장동 업자들과 공모해 1천억 대 이익을 챙기는 등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장동 업자들은 서판교 터널 개통과 아파트 부지 단독 확보 등 특혜성 개발 정보들을 미리 빼내 킨앤에게 건넸고, 그 대가로 킨앤은 대장동팀에 3,8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는 등 대장동 업자들이 사업권을 따내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이런 의혹은 뉴스타파가 40,330쪽의 대장동 사건 검찰 증거기록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킨앤과 관련한 수사를 더는 하지 않고 있다.
SK킨앤과 대장동 일당의 공모가 사업자 선정에 결정적인 배경이었다
킨앤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사업자로 뽑히는 중요한 뒷배경이 됐다.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이 대장동 사업에 공모하며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킨앤 등 민간 투자자들이 약속한 금액 5,600억 원을 무이자로 조달한다고 돼 있다. 이 중 3,800억 원은 킨앤이 대장동 부지를 담보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로 대장동 일당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금액이다. 화천대유는 킨앤등 등이 빌려주는 5,600억원을 성남의 뜰에 무이자로 제공하겠다고 적었다. 이 조건 덕분에 조달해야 할 전체 사업비 9,000억 원을 마련하는 데 드는 이자율이 2.49%로 크게 낮아졌다. 이렇게 이자율이 낮을수록 사업자 심사 때 가점을 받는다.
대장동 업자인 남욱 변호사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정민용도 사실상 대장동 업자들과 한통속이었다. 그는 거의 모든 심사 항목에서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속한 컨소시엄에 최고점(A)을 줬다. 당시 채점표를 보면, 정민용은 '이자율이 엄청 낮음'이란 글자를 적고 A를 줬다. 또 다른 심사위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의 채점표에도 '대출의향서 기관 확인'이란 자필과 함께 최고점(A)이 적혀 있다.
그러나 킨앤 등이 지급을 약속한 5,600억 원은 실현되지 않았고 애초부터 엉터리였다. 검찰은 이 부분을 대장동 업자들과 킨앤이 불법을 공모한 증거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심사에 참여했던 김문기는 수사받던 중 숨졌고, 숨은 공범 중 한 명인 정민용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렇게 40,330쪽 검찰 수사 기록에 불법을 공모한 정황이 나오지만, 킨앤은 단순한 투자자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킨앤 측은 “서판교 터널이 뚫리면 좋다는 취지로 이야기가 오갔지, 특혜 정보를 미리 알려줬다는 것은 과장된 이야기”라면서 “대장동 일당과 개발 특혜 정보가 오가는 긴밀한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킨앤은 “3,800억 원을 지급 보증할 능력이 없고, 지급 보증을 할 의사도 없었다,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공모 의혹을 부인했다.
SK 계열사 킨앤, 1천억 상당 이익 챙긴 뒤 존재 감춰
공정거래위원회가 SK 계열사로 판단한 킨앤은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대장동 사업에 들어가 1,000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챙겼다. 대장동 업자들과의 결탁, 유착으로 이런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는 것이 검찰 수사기록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더구나 검찰은 킨앤과 대장동팀의 불법적인 공모 혐의를 2021년 수사 당시 상당 부분 파악했다. 그러나 현재 수사는 멈춰 있다. 그사이 킨앤은 자회사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으로 이름을 바꾸고 존재를 감췄다.
결국 아수라, 복마전 같은 '대장동'에서 누가 부당이득을 챙겨 떠났는지 규명하는 일은 대장동 개발 비리의 실체에 접근하는 핵심 작업의 하나다.
대장동 X파일 보기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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