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8800억 폭풍매수···'6만전자' 탈출하나

심기문 기자 2023. 4. 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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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밑도는 최악의 실적에도 '적정한 감산에 돌입했다'는 발표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약 8800억 원 '폭풍 매수'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700원(4.33%) 오른 6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5조 9022억 원(총 9374만 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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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감산
4.3% 올라 16개월만에 최대폭
6.5만원 안착 7만전자 기대감↑
SK하이닉스도 6%대 고공비행
대장주 뛰자 코스피 2500 육박
[서울경제]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밑도는 최악의 실적에도 ‘적정한 감산에 돌입했다’는 발표에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약 8800억 원 ‘폭풍 매수’했다. 주가는 10개월 만에 6만 5000원대에 안착하며 ‘7만 전자’ 기대감도 커졌다. 시총 1위의 주가 질주에 코스피도 2500선을 목전에 두게 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700원(4.33%) 오른 6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6만 5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9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장중 한때 6만 5200원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도 다시 썼다. 이날 주가 상승 폭은 2021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도 6.3% 급등했다. 합산 시가총액이 450조 원으로 코스피 시총 비중 22.8%를 차지하는 ‘반도체 투톱’이 4~6%대의 급등세를 보이자 코스피는 덩달아 1.27% 올라 2490.41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1361만 주(8811억 원)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3월 24일(1396만 주·9544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이 1000만 주 이상 순매수한 날은 지난해에도 하루뿐이었다. 이날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규모는 이보다 1860억 원 적은 6951억 원이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5조 9022억 원(총 9374만 주) 사들였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비중은 5일 기준 51.09%로 지난해 4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외국인 비중은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고 비중은 58.01%(2019년 7월 30일)다.

삼성전자의 온기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로 번졌다. 반도체 소재 전문 기업인 하나머티리얼즈(166090)(16.67%)와 한솔케미칼(014680)(13.56%)이 두 자릿수의 급등세를 보였다. 장비 업체인 티에스이(131290)(11.36%), 피에스케이(319660)(7.6%), 원익IPS(240810)(3.63%) 등도 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로 반도체 수급 개선 시점이 2분기 중으로 앞당겨지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의 구미를 끌어당기는 모습이다.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 중 유일하게 공식적인 감산을 선언하지 않은 삼성전자가 결국 가세하면서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다른 업체들이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3사 모두 감산에 나서면서 재고 수준이 안정화되고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수급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외국계 증권사 JP모건은 이날 오전 삼성전자 ‘비중 확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에 따른 외국인 수급 유입으로 반도체 주가뿐 아니라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상승할 여력을 갖췄다고 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감산이 추후 반도체 업종에 우호적인 주가 흐름을 만들어줄 가능성은 분명히 높아졌다”며 “다만 여전히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실제 반도체 수요 회복이 뒷받침될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다음 주 12일 발표되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거시경제 관련 일정이 예정돼 있어 경기 불안 심리와 금리 인하 기대 후퇴 심리가 증시에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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