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하다 "아악"…응급상황에 '젓가락·신용카드' 도움 된다

정심교 기자 2023. 4. 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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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하면서 등산·캠핑을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나들이 철만 되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진료과가 응급의학과다. 야외활동 때 다양한 이유로 외상을 입은 환자가 응급실로 몰려와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뱀물림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66명으로, 전달(33명)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송경준·김도균 교수의 도움말로, 봄나들이 때 생길 수 있는 응급상황별 현명한 처치법을 알아본다.
벌 쏘임…신용카드로 벌침 빼내고 얼음찜질
벌에 쏘이면 그 부위에 벌이 남겨놓은 벌침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벌침이 박혀있으면 벌침에서 나오는 독소가 혈액으로 계속 들어가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함부로 벌침을 손가락으로 제거하려 시도하는 건 피해야 한다. 오히려 벌침이 더 깊숙이 박힐 수 있어서다. 신용카드처럼 납작하고 딱딱한 도구를 활용해 살살 밀어내면 벌침이 밀려 나오기 쉽다. 벌침을 제거한 부위는 얼음찜질하고 비눗물로 세척하면 부기를 완화하고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벌에 쏘인 후 숨이 차거나 그 부위가 지나치게 부어오르면서 벌겋게 변하면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를 의심할 수 있다. 이럴 땐 에피네프린 등 약 투여를 위해 응급실에 최대한 빠르게 가야 한다. 벌은 향을 좋아한다. 따라서 성묘할 때나 등산·산책을 하는 날엔 향수를 뿌리거나 향기가 진한 스킨·로션을 바르는 건 삼가야 한다. 벌통에 함부로 덤벼들지도 말아야 한다.
뱀물림… 독사 의심되면 심장보다 낮게 위치
뱀에 물렸을 때 뱀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독사는 3종으로 알려졌다. 독사는 대가리가 삼각형이면서 눈이 툭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뱀에 물린 자국에 이빨 자국 2개에 찔린 자국이 명확하다면 독사의 독 이빨에 물렸을 가능성이 크다. 뱀에 몰린 부위는 119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중요한 건 독이 심장으로 오지 못하도록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출혈 시 출혈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야 하는 것과 반대다. 그러면서 항독소제가 있을 만한 큰 병원으로 가서 치료받는 게 권장된다. 상처를 입으로 빨아들이는 민간요법은 피해야 한다. 또 물린 부위에 술·된장을 바르는 민간요법 역시 상처 감염을 일으키므로 해선 안 된다.

물에 빠짐… 의식 없으면 심폐소생술, 있으면 옆으로 눕히기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해 구조했는데 의식·호흡이 없다면 심정지일 가능성이 크므로 심폐소생술을 바로 실시해야 한다. 더 좋은 건 심폐소생술 전 호흡 보조(인공호흡)를 먼저 하는 것이다. 익수 환자를 바닥에 눕힌 상태에서 이마를 누르고 턱을 올리면 기도가 확보된다. 이때 입으로 공기를 불어 넣으면 코로 바로 새 나온다. 따라서 이마를 누른 손으로 코를 함께 막은 상태에서 공기를 불어 넣어 가슴 부위가 팽창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심폐소생술 방법으로 '깨알누사'를 강조한다. 깨우고, 알리고, 누르고, 사용하란 뜻이다. 우선 환자의 의식이 있는지 깨워보고, 119에 신고해 사고를 알려야 한다. 가슴 압박 땐 흉골을 1분당 100회 속도로, 5㎝ 깊이로 들어갈 정도로 강하게 누른다. 자동심장충격기(또는 자동 제세동기)가 근처에 있다면 이를 사용해 심장 박동을 되살린다. 심폐소생술 방법을 모른다면 119 구조대 도착 전까지 119에서 알려주는 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싶다면 근처 보건소에서 교육을 신청해 받을 수 있다.

구조된 사람에게 의식·반응이 있다면 병원에 이송되기 전까지 가장 편한 자세로 구급차를 기다린다. 이때 환자가 혹시 구토할지 모르므로 환자의 몸을 옆으로 눕히고, 무릎을 살짝 굽히게 하고, 팔은 앞으로 뻗게 한다.
감전… 충전부서 분리 후 인공호흡·심장마사지
야외 캠핑에서 발전기를 가동해 전기 제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잖다. 비 오는 날 전기 제품을 사용하거나 벗겨진 전선을 만져 감전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감전 사고가 발생하면 전원부터 차단한 후 사고자를 전기 충전부에서 떨어뜨려야 한다. 감전 사고로 의식을 잃고 호흡을 멈춘 경우 119에 신고한 후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 등을 시행한다. 캠핑장 야외나 캠핑카 내부에서 전기를 사용할 땐 덮개가 있는 방우형 콘센트를 설치하는 게 안전하다. 어린이가 콘센트 구멍에 젓가락이나 금속 이물질을 넣지 못하도록 콘센트 안전 마개를 끼우거나 안전 커버를 설치한다.

감전은 화상과도 직결된다. 전기가 피부를 관통하면 전기에 대한 피부의 저항으로 피부에 열이 발생하면서 결국 화상으로 이어진다. 화상 치료의 1단계는 감염 예방이다. 화상으로 인해 피부 보호막이 깨지면 세균 감염이 쉽다. 흐르는 물에 식히면서 씻어주고, 감싸준다. 화상 흉터에 소주를 부으면 시원해진다는 민간요법은 피부에 상처를 내므로 금물이다. 화상 부위에 옷·장신구 등이 달라붙으면 나중에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화상 부위는 잘 세척해 이물질을 분리해야 한다. 하지만 화상 부위에 붙은 옷이 떨어지지 않으면 억지로 떼지 말아야 한다. 2차 손상을 가할 수 있어서다.
골절… 고정한 후 심장보다 높이 올려야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 같은 야외 스포츠 활동이 느는 시기엔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는 환자도 덩달아 증가한다. 발목뼈 등 뼈가 부러졌다면 119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다친 부위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는 게 우선이다. 골절 부위를 부목 또는 부목을 대체할 것과 함께 압박붕대로 감아 심장보다 높이 들어 올려 부기가 빠지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손가락이 부러졌고 근처에 부목이 없다면 젓가락, 나무토막, 길이를 재는 자 막대기를 사용하거나, 신문지를 여러 겹 말아 대체해도 좋다. 다친 부위가 골절됐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일상 수준보다 너무 많이 부으면서 보랏빛의 심한 멍 색깔이 든다면 골절을 강하게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골절 부위가 성장판을 침범하면 성장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병원에 빠르게 도착해야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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