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공식화한 삼성...반도체 부진에 경상수지도 '적자'
■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조태현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에 삼성전자가 대단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겁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반도체 전망과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러면서 LG가 2009년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2009년에 회계정책이 바뀌었어요. 회계정책이 바뀌면서 LG전자가 처음으로 1등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무튼 대단히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마는 1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어요.
[기자]
맞습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확정실적을 발표합니다. 이번에 나온 건 1분기 잠정실적이라서 사업부별로 그 실적이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추정을 해봐야 됩니다. 1분기에 보니까 영업이익이 6000억 원이 나왔습니다. 1년 전 작년 1분기보다 95.75%가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엄청나게 많이 줄었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분기에서 1조 원도 안 나온 것. 제가 오랫동안 삼성전자를 지켜봐왔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까 2009년 1분기 이후에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안 좋았다고 볼 수 있어요. 매출액은 63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9% 줄었거든요. 매출액이 줄어든 것보다 영업이익이 훨씬 더 크게 줄어들었죠. 이 얘기는 기업의 수익성이 굉장히 나빠졌다라는 뜻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조 원 아래로 내려갈 것은 이미 예상된 사실인데요. 그렇다고 해도 시장의 예상치를 많이 밑돌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어닝쇼크로 받아들이는 측면이 있고요. 그렇다면 제가 아까 추정을 해 봐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역시 반도체를 들 수 있겠습니다.
반도체 수요가 계속적으로 안 좋기 때문에 판매도 잘 안 되고 가격도 계속 하락한 것이 예상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에요. 아마도 모바일 같은 곳은 최근에 갤럭시S23도 잘 팔린다고 하고 그쪽에서는 제법 괜찮은 성적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아마 반도체 사업에서는 4조 원 가까이 적자가 난 것이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시장 예상치보다 성적이 안 좋았는데 반대로 주가는 오늘 삼성전자 4% 이상 올랐거든요. 왜 이런 겁니까?
[기자]
사실 기업에서 나쁜 실적이 나온다는 건 주가에는 굉장한 악재가 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번에 이 발표를 하고 나서 장 전에 발표를 했는데요. 장 시작되고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결국에는 4% 넘게 상승해서 6만 원대 중반까지 올라왔고요. 그 배경이 프린트를 해서 갖고 왔는데. 잠정실적 설명자료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보면 내용이 있어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는데 대부분은 왜 이렇게 실적이 안 좋았냐 이거에 대한 설명이고요.
그것보다 중요한 내용을 그대로 읽어보겠습니다.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엔지니어링 런. 이거는 시험생산 정도로 이해하시면 돼요.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조정 중.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죠. 굉장히 복잡하게 나왔습니다. 그냥 감산하겠다는 뜻이에요.
감산이라는 말을 굉장히 쓰기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감산을 한 것이 1998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말이 미래의 주력 제품에서는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아마 DDR4 이쪽에서 이런 D램 쪽의 규격 가운데 하나인데요. 양산이 된 지 1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조금 새로운 주력을 찾아봐야 되는 시기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쪽에서 감산이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지난해 4분기 컨포런스까지는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실질적인 감산을 이야기한 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시장이 반응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전자가 감산을 한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 반도체 공급이 줄어든다는 뜻이 됩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아졌을 때 다른 회사들이 공급을 줄이면 자기들은 그대로 유지를 해요. 그러면 다른 회사들은 굉장히 어려워지겠죠. 이 틈을 타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왔거든요. 그러니까 삼성전자도 아프지만 이들은 더 아플 거다, 이런 전략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내부 격론이 있었다고 하는데 삼성전자가 공급을 줄인다는 건 앞으로 어느 정도 수급이 균형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있고요. 이건 다시 말하자면 반도체 업황이 조금 더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지난번에 인위적 감산이 없다고 했다가 선회했기 때문에.
[기자]
이번에는 사실상 감산을 발표했기 때문에. 더군다나 SK하이닉스도 올랐습니다. 반도체 기업이니까요. 6%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러면 결국 가장 큰 관심은 언제 반도체 기업들이 반등할 것인가일 텐데 이번 감산 조정 이후 나아질까요?
[기자]
삼성전자가 감산을 발표한 게 증권가에서는 늦은 결정이다. 그래서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는데요. 늦었지만 그래도 잘 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섰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는데요. 감산에 나선다면 수요와 공급, 가격을 결정하는 두 요소 가운데 공급이 줄어드는 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쯤부터는 실적이 개선되는 것 아니냐. 1분기 바닥이 확인된다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거는 1분기 실적을 제대로 한번 볼 때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힘 있게 반등하게 될까. 개인적으로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공급은 줄어들겠지만 수요가 힘 있게 반등할 수 있을지 지금 의문이 드는데요. 최근 미국에서 나오는 지표들을 보면 고용지표가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던 부작용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거든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경기의 경로가 연착륙이나 경착륙이나 이렇게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거든요. 안 좋아지는 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수요가 그렇게 힘 있게 반등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앞으로 나올 지표들을 조금 더 살펴보고 판단을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우리나라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죠. 그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오늘 아침에 한국은행에서 2월 경상수지 지표가 나왔습니다. 경상수지라는 것은 우리나라 교역의 최종 성적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경상수지를 보면 2월에도 경상수지가 5억 2000만 달러 적자가 나왔습니다. 1월에도 적자였으니까 두 달 연속 적자. 이건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거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상 최대 적자였던 그때보다는 적자폭이 줄어들었다라는 게 좀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상수지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우리가 많이 보는 우리 교역 결과인 상품수지. 그게 가장 중요하죠. 상품수지가 13억 달러 적자가 나왔습니다.
역시 앞서도 말씀을 드렸다시피 반도체가 안 좋았던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어요. 그런데 수출은 이렇게 줄어드는데 수입은 원자재 수입이 늘면서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상황은 더 안 좋아지겠죠. 그렇기 때문에 상품수지가 이번에도 적자가 나왔는데요. 대신에 반도체는 안 좋았지만 자동차나 배터리, 2차 전지 같은 것들이 조금 더 잘 팔리면서 어느 정도 상품수지 적자폭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면 서비스수지는 어떻게 됐냐? 역시 안 좋았습니다. 운송 적자가 다시 발생했고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죠. 여행 적자. 여행 적자가 더 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서비스수지에서도 적자가 꽤 크게 났어요. 그러면 상품에서도 적자, 서비스에서도 적자, 통장은 대체 누가 메웠냐?
본원소득수지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에서 번 돈에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번 돈을 뺀 값입니다. 여기서 배당소득이 늘어나면서 이게 상당히 큰 폭의 흑자가 났습니다. 31억 2000만 달러 흑자가 나면서 전체 경상수지를 그나마 어느 정도 버팀목 역할을 해 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최근 들어서 그래도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경상수지 적자는 더 이어지게 될까요, 어떻습니까?
[기자]
경상수지가 일단은 한국은행이나 정부에서도 명확하게 이야기를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3월 상황을 보면 3월에는 상품 판매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반도체 낙폭이 약간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그리고 앞서도 말씀을 드렸던 배터리, 자동차 이런 것들이 잘 팔리고 있거든요. 그래서 3월에도 적자가 나기는 날 텐데, 상품수지는. 어느 정도 적자폭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입니다.
그런데 서비스 수지가 조금 애매해요. 일단 여행수지를 보면 3월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꽤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없는데도 일본이나 동남아에서 많이 왔다고 해요. 여기에서 중국까지 본격화가 된다면 여행수지는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운송수지는 지난 2020년, 2021년에 공급망 붕괴 이후에 운송가격이 굉장히 급등한 적이 있습니다. 이게 정상화되는 과정이거든요, 지금은.
그런데 어찌됐든 우리나라의 운송기업 입장에서는 별로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3월에 상품수지는 조금 개선, 서비스수지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는 게 지금까지의 한국은행의 전망이고요. 정부 역시 4월까지는 경상수지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전체로는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데요. 역시 이것도 미국 기준금리의 지나치게 가파른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가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의 고용이라든지 여러 지표가 어떻게 나오게 될 것인가가 앞으로를 예측해 보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경제부 조태현 기자와 함께 반도체 전망 그리고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전반적으로 다뤄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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