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 3역 모두 초유의 영남권 구도…당대표는 위상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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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21일 오후 대구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2023 대구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3.02.21.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TK(대구·경북)지역 3선 중진인 윤재옥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7일 "윤재옥 의원의 당선을 축하한다"면서도 "부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도 배려하는 그림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 3역이 모두 영남권으로 채워지는 사상 초유의 구도가 됐다"며 이같이 적었다.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와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박대출 정책위의장(경남 진주갑) 등 지도부 주요인사가 모두 TK·PK(부산·경남) 지역 출신으로 채워진 것을 두고 향후 지역안배와 다양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홍 시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을 이끌 지도부가 권위를 보여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정당의 대표는 통상 2년이지만 임기를 채우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바람 앞에 등불"이라며 "저도 두 번의 당 대표를 했지만 한 번은 우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던 디도스 파문으로 책임 아닌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또 한 번은 문재인의 위장평화쇼 대국민 사기극으로 지방선거에 참패할 때 그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대표는 형사책임처럼 자기책임 원리가 아닌 무과실 결과책임을 져야 하는 무한책임 자리에 있기 때문에 언제 물러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자리"라면서 "적어도 한 정당을 책임지는 자리라면 대표로 재직하는 시간 동안만이라도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강단과 결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실언 등 연이은 설화(舌禍)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김기현 대표가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지난달 미국 보수단체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라고 발언하는 등 연이은 논란성 발언을 한 김 최고위원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당 지도부를 향해 소신과 철학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도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의 지원을 받았다손 치더라도 선출되는 순간 당대표로서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라며 "대통령도 견제할 수 있고 야당과 앞장서서 싸우고 그런 정당의 대표가 돼야지 이리저리 눈치만 보고 그렇게 해서 무슨 당대표를 하시겠다 그러는지 답답해서 한마디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윤리위를 구성해 징계할 사람은 징계해야 하느냐'라고 묻는 질문에 "징계를 안 하면 당대표가 권위가 없어진다. 깔보게 된다"라며 "그렇게 되면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공천 국면에 가면 온갖 세력이 다 들고일어났을 건데 지금 저렇게 흔들리면 나중에 두세 달 후는 감당을 못할 것"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