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 보면서 스카이워크 걷고"…백년 전통시장을 글로벌 관광지로(종합)

김예원 기자 2023. 4. 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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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7일 서울 광장시장서 '백년시장 상인 간담회' 개최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써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논의
7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열린 '백년 전통시장 발전계획 마련을 위한 상인 간담회'에서 조주현 중기부 차관이 전통시장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3.04.07 ⓒ 뉴스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1. 스페인 엔카르나시온 시장은 16세기 옛 수도원 터에 형성된 전통시장이다. 시간이 지나며 시장 활기가 사라지자 상권을 살리기 위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지하엔 박물관이, 꼭대기엔 스카이워크가 마련돼 오늘날 스페인의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 네덜란드의 마크탈 로테르담은 영어로 '마켓 홀'이라는 의미다. 인근 전통시장에 형성된 말발굽 모양 건물로 이곳엔 상점뿐만 아니라 각종 예술가들이 전시회를 여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오늘날 네덜란드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한국 전통시장이 백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K-푸드' 등 제 2의 한류를 등에 업고 글로벌 관광명소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는 7일 현장 간담회를 열어 현장 상인의 목소리를 듣고 관련 내용을 정리해 7월 발표하기로 했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전국 전통시장 활성화 필요성이 언급된 후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내적으로는 온라인 배송 등 디지털 전환과 발맞춘 상인들의 역량 강화, 외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기부가 발표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은 복합 문화공간으로써의 전통시장 역할 강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랜 역사를 지닌 백년 시장 스토리와 'K-푸드' 등의 콘텐츠를 접목시켜 전국 전통시장의 브랜드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기부는 △상인교육 및 조직화를 통한 자생력 확보 △민간 주도의 백년시장 활성화 전략 △정부 및 지자체 연계를 통한 종합지원 △민간투자 유치 등 4가지 실현 목표를 제시했다.

안원호 중기부 전통시장과장은 "그동안의 전통시장 지원은 주차장, 아케이드 시설 등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화하는 과정에 머물러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한계점이 발견됐다"며 "4가지 추진 방안을 통해 전통시장 혁신을 도모하고 세계의 자랑거리로 브랜드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현장에 모인 전통시장 관계자들은 상권 활성화에 성공하려면 정부의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과 신속한 정책 집행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복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은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해 주차장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을 밀어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며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 건의하더라도 현장에 다시 영향을 끼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전통시장 건축물 관련 특별법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천정무 오산 오색시장상인회장은 "시장 혁신이 이뤄지려면 지자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며 "지자체와 전통시장이 매칭되는 사업의 경우 지자체 예산 부족 또는 담당자 교체 등으로 정책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앙정부가 이들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여러 전통시장 관계자들은 시장 인근 지역을 활성화할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금의 지원책은 시장 내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박용식 무주반딧불시장 상인회장은 "우리 지역은 인구 소멸 위기가 심각해 관광객 유치가 절실하지만 주위에선 볼거리가 취약하다는 불만이 많다"며 "시장 인근에 반딧불이가 많은 하천이 흐르는 등 콘텐츠화할만한 요소는 충분하지만 정책 지원은 시장 위주로 이뤄지니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다.

현장 밀착형 지원책 필요성도 언급됐다. 김재복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장은 "시장 상인들은 1인 사업자이기 때문에 상인대학 등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가게를 비우기 어렵다"며 "정책 담당자들이 상가를 돌면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상인들의 운영 여건을 배려한 맞춤형 정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차관은 "광장시장처럼 글로벌화된 시장이 있는가하면 지역 소도시처럼 손님 및 상권 유지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이 있는 등 전국 전통시장들이 처한 상황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지원책을 소상히 검토할 것"이라며 "오늘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7월에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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