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반도체·배터리로 몰려간 기관·외인… 삼성전자 ‘어닝 쇼크’에도 코스피 1.3% 상승 마감
삼성전자 감산 인정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강세
7일 미 증시는 휴장
7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1%대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과거의 숫자보다 미래의 가능성에 집중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30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앞으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총 1조원이 넘게 사들였다. 정부가 국내 배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5년간 7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배터리 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31.18포인트(1.27%) 오른 2490.41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0.76% 오른 2478.64에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오전 중 상승 폭을 확대하며 2490대에 안착했다.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였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홀로 999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6939억원어치, 기관은 289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던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흡수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9845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8811억원, 190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또 개인투자자가 내다 판 2065억원어치의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이 109억원, 기관이 1905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700원(4.33%) 오른 6만5000원, SK하이닉스는 5300원(6.32%) 오른 8만9100원에 마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줄었고, 영업이익은 95.8%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못 미친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의 실적보다 감산 계획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와 시험생산 비중 확대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공언해왔던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생산량을 줄였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하반기 절반 수준에 달하는 감산과 투자 축소를 진행한 바 있다. 여기에 ‘무감산’ 기조를 이어오던 삼성전자까지 감산한다고 밝히자, 반도체 공급량이 조절되며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심리가 커지며 이날 반도체주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보다 14.49포인트(1.67%) 오른 880.07에 장을 마쳤다. 전날 약 11개월 만에 870선 위에서 상승 마감한 코스닥 지수는 하루 만에 10포인트 이상 오르며 880대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코스닥 지수가 880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5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959억원, 1312억원을 사들였고, 개인투자자가 홀로 2191억원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는 천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주와 하나마이크론, 하나머티리얼즈, 심텍, 미래반도체 등 반도체 주가 즐비했다.
이에 코스닥 시장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주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국내 대표 이차전지 주인 에코프로가 전일보다 10.92% 오른 57만9000원, 에코프로비엠은 4% 넘게 오른 25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천보도 9.86% 올랐다. 반도체 주 중에서는 하나머티리얼즈와 엠케이전자가 각각 16%, 12%대 오르며 급등했고, 티이엠씨, 솔브레인, 심텍 등 5%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창양 장관이 주재한 민관 합동 배터리 동맹(얼라이언스)에서 북미 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되는 한국 배터리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7조원의 자금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또 500억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배터리 소재 기업에도 투자 세액 공제 폭을 대폭 상향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4원 내린 1316.7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원 내린 1317.9원에 개장한 후, 131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다 장 마감 직전 1316원대로 내려왔다.
한편 미 현지 시각 기준 7일 미국 주식시장은 부활절을 맞아 휴장한다. 한국 시간으로 8일 새벽에는 미국 3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다.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달(31만1000명)보다 줄어든 23만9000명 늘어날 것으로,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3.6%로 예상된다. 만약 미국 고용지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확인된다면, 미국 통화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증시가 반응할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보다 감산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이 우위를 보였다”면서 “이에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며 코스피 대형주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의 관전 포인트는 비농업취업자수와 전월 대비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라면서 “최근 고용시장 완화 흐름에 동조하는 지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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