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주도당, 4·3 폄훼 재발방지 중앙당에 요구

김기현 당 대표에 지역 여론 전달하고 재발방지 요청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4·3은 격 낮아' 발언으로 도민 분노 커

국민의힘 제주도당 관계자들이 6일 국회 당대표실을 찾아 김기현 대표에게 제주4.3 폄훼발언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 제공

제주4·3을 폄훼한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행태에 제주도당이 재발방지를 중앙당에 요구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의 제주4·3 폄훼로 도민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고,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자 발빠른 진화가 필요해서다.

7일 국민의힘 제주도당에 따르면 허용진 도당 위원장과 강충룡 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강상수·강경문·강하영·원화자 도의원은 6일 서울을 찾아 김기현 당 대표와 이철규 사무총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도당 관계자들은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제주4·3이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거나 김재원 최고위원의 '4·3 기념일은 격이 낮다'는 발언에 대해 "연이은 실책으로 도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지역 여론의 우려를 전달하고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쳥했다.

이들은 또 "실질적으로 4·3 유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고령 유족 요양시설'과 '유족 복지센터 및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을 위해 예산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제주 경제나 민생 현안과 관련된 부분들은 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선 지역 사회와의 상생방안과 S.O.C 구축을 위해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조속한 시기에 제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제주의 민생경제와 관련한 진정성있는 입장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에 대해 "제주는 민심의 바로미터이고, 우리 당으로서는 큰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 "제주도당에서 건의한 여러 현안들을 적극 검토하고, 조속한 시기에 제주를 찾아 도민들에게 제주 관련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기회를 갖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은 4·3 추념일인 지난 3일 '김일성의 지시로 제주4·3이 촉발됐다고 주장한 지난 2월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기자들이 묻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또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하는데,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제주도당은 "프로야구 시구와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은 4·3 추념식보다 격이 높아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냐"며 "제주4·3을 왜곡·폄훼하고 모독하는 형태가 연이어 발생해 유족과 도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제주4·3연구소도 "국민의힘 두 최고위원의 발언이야말로 정치인의 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4·3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국민의힘이 그 공약을 지키려면 4·3에 대한 소속 의원의 발언을 단속하고 강력히 징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제주CBS 이인 기자 twoman@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