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4년 만에 삼성전자 제친 LG전자…값진 '어닝 서프라이즈'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회사에서 주력하는 가전 사업이 수요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고, 전장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며 실적에 보탬이 됐다.
LG전자는 1분기 매출은 20조4천178억원, 영업이익은 1조4천97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2.6%, 22.9% 감소했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적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보면 영업이익은 1조1천149억원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지난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제치게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한파'에 직면하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5.8% 급감한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이번에도 호실적을 이끌었다. H&A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7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8천억~9천억원대로 관측된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약 2배 수준으로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3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1천억원 내외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지만, 4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가전과 TV 모두 적극적인 재고 조정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재고 자산은 H&A사업본부가 3조4천994억원, HE사업본부가 1조3천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0%, 18.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TV와 가전에서 수요 회복은 부진하나 철, 레진 등 원자재와 물류 측면에서 비용 감소 규모가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4분기 적극적인 재고 조정으로 1분기 재고 부담이 없는 가운데 올레드 TV, 신가전, 프리미엄 가전의 비중이 확대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의 경우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컨테이너 운임비 하락으로 이번 분기에 1천500억원에서 2천억원의 절감 효과를 봤을 것"이라며 "TV는 재고가 8주에서 6주로 줄며 팬매관리비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봤다.
전장 사업은 지난해 7년 만에 연간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은 2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은 500억~600억원대를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30%가량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VS사업본부의 매출 기여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에서 VS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9.4%에서 지난해 10.4%로 오른 바 있다.
김광수 연구원은 "전장 부문은 완성차 OEM으로부터 안정적인 주문 물량 및 주요 원부자재에 대한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매출 증가와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LG 마그나(파워트레인)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개발 프로젝트 모델이 양산을 본격화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2B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1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수치다. 다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B2B 매출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KB증권은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이 지난 2020년 16%에서 올해 32%로, 3년 만에 2배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LG전자는 경기 변화에 둔감한 기업간 B2B 매출 확대로 과거의 상고하저 실적패턴에서 탈피해 분기 평균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며 "특히 매년 2배씩 매출이 증가하는 로봇 사업을 중심으로 스마트공장까지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B2B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전사 워룸 태스크 등 사업 구조 및 오퍼레이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전사적 노력이 사업 성과로 가시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장 사업의 고속 성장과 B2B 비중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콘텐츠·서비스, 솔루션 등 논 하드웨어 사업과 온라인브랜드샵(OBS)을 앞세운 소비자직접판매(D2C) 영역에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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