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어닝서프’…불황 뚫고 역대급 실적
전 사업부 흑자 가능성 유력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을 냈다.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선제적 재고 조정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증권가 컨센 30% 상회
LG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20조4178억원, 영업이익은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2.6%, 22.9% 줄어들었지만, 증권가 전망치(영업이익 1조1093억원)를 30% 이상 웃도는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에 일시적 특허수익이 포함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사업 수익성이 오히려 강화됐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당시 영업이익 1조9429억원 중 특허수익 약 8000억원이 포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하게 됐다. 이날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8% 하락한 6000억원에 머물렀다. 주력인 메모리 업황 악화 탓이 컸다.
LG전자는 이번 실적에 대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사 워룸(War Room) 태스크 등 사업 구조 및 오퍼레이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전사적 노력이 성과로 가시화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LG전자 전 사업부문이 흑자를 달성한 가운데 생활가전(H&A)과 자동차 전장(VS) 부문의 선전으로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 사업은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오른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또 대중소비시장을 공략해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전망 더 밝다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공장 가동률을 낮춰 생산 조절을 시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LG전자 전체 재고자산은 9조38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0억원 감소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분기 호실적은 선제적인 유통 물량 감소 노력, 유럽 시장 프리미엄 가전 침투율 제고 등 전략적 성공 덕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H&A사업부의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4.9%포인트 오른 10.5%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TV 전체 업황은 여전히 부진하나 1분기 OLED 판매가 양호해 믹스가 개선됐고, VS사업부는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늘었지만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고정비 증가로 2.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A사업부의 경우 극단적으로 높았던 운송비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선제적인 재고조정으로 예상보다 빠른 마진 회복세를 보였다”며 “전장 부문도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시현했다”고 진단했다.
2분기 전망도 밝다. 증권가는 LG전자 TV(HE)사업부가 지난해 3개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올 1분기부터 흑자전환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에도 TV와 가전 주문량이 각각 늘어나 일각선 LG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전자 HE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1배 증가한 4395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TV와 가전 주문량이 양호한 가운데 전장부품 흑자 규모까지 확대돼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908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LG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LG전자는 영업이익 4조3000억원대를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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