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인생 드라마, 코트 위 감동 느끼시길"

MBN '내일은 위닝샷' 이형택 감독 인터뷰
한국 테니스 선수의 전설
女연예인 함께 테니스팀 창단
전국대회 우승 경력 홍수아
오래 라켓 잡은 송은이 참여
실제 대회 출전해 실력 겨뤄
"목표는 우승, 범실 유도할것"

한국 테니스계의 전설 이형택 감독. MBN

테니스 선수 시절의 이형택을 떠올리면 결코 이 단어를 빼놓을 수 없다. '타이 브레이크'. 게임이 듀스일 경우 12포인트 중 7포인트를 먼저 획득하면 승리하는 룰을 뜻하는데, 이형택은 2005년 한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프랑스 니콜라 토만 선수와 타이 브레이크로 기적의 명장면을 연출한 적이 있다. 스코어는 0대6. 한 점만 더 내주면 패배하는 벼랑 끝 상황에서도 이형택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결국 7점을 선취하며 기적을 일으켰다.

한국 테니스계의 전설 이형택 감독이 테니스의 도전과 성장을 담은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쓰려 한다. MBN 프로그램 '내일은 위닝샷'을 통해 테니스팀을 창단한 이형택 감독을 7일 전화로 만났다.

"예능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온 분이 없어요. 스포츠만이 드릴 수 있는 감동을 재현해드릴 생각이에요."

14일 처음 방송되는 '내일은 위닝샷'은 테니스에 도전하는 여성 연예인의 도전기다. 이 감독은 여성 연예인 테니스팀을 창단해 실제 일반인 대회에 출전시킨다는 각오다. 예능이지만 예능이 아닌 셈이다. 테니스 전국대회에서 실제로 우승한 실력자인 배우 홍수아가 출연한다. 다른 연예인들도 오디션을 봐야 '위닝샷' 테니스팀에 합류할 수 있다.

"라켓을 잡은 지 얼마 안 된 분들이 성장해 나가는 드라마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운동은 눈속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촬영 때만 잠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출연자들이 개인적으로 연습을 해야 합니다. 잘하는 분들도 참여가 가능하지만 테니스를 배워볼까 했던 분들이 어떻게 라켓의 드라마를 이룰지 저도 궁금해집니다."

이 감독은 선수 양성에 주력해왔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테니스를 알려왔지만 테니스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였던 그가 본업인 테니스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는 '내일은 위닝샷'이 테니스가 지금보다 더 대중화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테니스가 지금 붐이고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이번 기회에 더 많은 분들이 테니스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연예인 테니스팀이 과연 얼마나 테니스에 진심일까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실제로 대회에 출전하고, 또 모두가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훈련을 감내할 만큼 다들 진심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출연자들은 정식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이 감독은 "프로선수가 아니라고 해도 동호인 중에 테니스를 잘하시는 분들이 상당수여서 만만한 대회가 아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목표는 '우승'으로 잡았다.

"감독이니 우승을 한다고 얘기를 해야겠죠? (웃음) 하지만 스포츠란 언제나 부딪쳐봐야 아는 거고 작은 가능성이라고 해도 도전해야 해요. 솔직히 우승 확률은 10%라고 보지만 우승을 목표로 해야 그만큼 달성 가능하기 때문에 진심을 다해 노력할 겁니다."

여성 연예인 중에서도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이 상당수다. 개그우먼 송은이도 그중 한 명이다. "정식 경기에 도전하는 만큼 작전을 정확하게 펼쳐야 합니다. 하미나 작전도 어느 정도 실력이 돼야 펼칠 수 있어요. 좋은 작전이 있어도 선수들이 그걸 소화해내지 못하면 쓸모가 없기 때문에 일단 선수들 실력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아직 출연자들은 본인들이 치고 싶은 곳으로 편안하게 칠 수 있는 레벨은 아니에요. 범실이 없게 경기를 운용해야 하고, 그러다보면 상대가 잘해보려고 하다가 범실이 나오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지도해볼 생각입니다."

그에게 테니스는 뭘까. 그는 망설임 없이, 테니스를 "인생"이라고 답한다. "테니스는 그 자체로 제 인생과 동의어예요. 라켓을 잡으면서 인생이 바뀌었고, 또 그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요. 테니스는 제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이번 방송을 통해 그 마음을 시청자들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