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때 무너진 공급망, 복원에 10년 걸린다고?
지난 3년간 전 세계에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번지며 우리는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의약품과 마스크에 이어 식량, 반도체, 에너지, 배터리 등 모든 것이 부족해지며 물가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공급사슬(공급망) 문제로 이어졌다. 지금도 세계 각국은 공급망 불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마치 유리병에 난 실금처럼 서서히 드러난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 정보당국 금융전문가로 활약한 통화제도 분석가 제임스 리카즈는 신작 '솔드 아웃'에서 붕괴한 글로벌 공급망, 치솟는 인플레이션, 정치적 불안정 등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침몰시킬 것인지 예측한다. 2019년 이후 격화된 공급망 붕괴 과정과 원인을 살펴보고 해결 방안과 미래 경제를 전망한다. 저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공급 위기가 해결되려면 10년이 넘는 세월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원자재부터 물류, 운송, 포장, 유통, 마케팅 등 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모든 과정의 합을 뜻하는 공급사슬은 한 번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부분에서 균열을 일으키면서 천천히, 그리고 갑자기 붕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급사슬 붕괴로 인한 결과는 인플레이션이 아닌 시장 붕괴라는 점을 경고한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이유가 시장 붕괴 때문이다.
책의 1부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리카즈는 안정적인 공급사슬을 위해 국제 공동체 '공급사슬 2.0'을 새로 구축하는 것을 제안한다. 미·중 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공급사슬에 끼친 영향을 돌아보며 해결책을 파헤친다. 그는 공급사슬이 통제 불가능한 조건이 늘어날수록 취약해진다고 지적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지만 확실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부 '화폐의 역할'에서는 인플레이션 이후 글로벌 경제를 예측한다. 저자는 인플레이션이 곧 힘을 잃고 디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 예측한다. 정부는 생산성을 높여 경기 침체를 막아야 하고 개인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경기 침체의 경계에서 불확실한 상황을 방어할 만큼 단단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카즈는 한국어판에 쓴 특별 서문에서 "한국은 공급 위기가 올 때마다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 위기라는 소용돌이에서 해결책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한다. 한국이 완제품과 함께 중간재를 수출하는 독특한 국가라는 점이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 거시적인 경제 위기와 혼돈에서 길을 찾고, 선구안을 갖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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