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음료수’에 발칵···교육당국, 대책 마련 나서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명 ‘마약 음료수’ 사건 이후 교육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선 학교의 마약 예방교육 시기가 앞당겨지고, 관련 전문 인력도 확충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시교육청은 각 학교에서 올해 안에 실시하기로 돼있던 약물 오남용 교육을 이번 학기 내에 진행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서울지역 내 전체 초·중·고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마약퇴치본부와 협력해 오는 5~7월에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마약 예방 관련 연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는 경찰청에서 제작한 추가 피해 예방 카드뉴스를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전국 학교와 학원에 안내했다. 카드뉴스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내용물이 확인되지 않은 음료수를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았을 경우 절대 음용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사한 사례를 보면 곧바로 신고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법무부 및 마약퇴치운동본부 등과 협조해 각 학교에 마약 예방교육 전문 강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월22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신학기 안전한 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학교 마약 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교육부는 초·중·고교 보건교육 시간에 마약예방 교육 시간을 확대 편성하도록 강조했다. 또 최신 마약 종류와 특성, 부작용 등을 포함한 교원 연수과정을 개발해 오는 5월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강남 일대 학원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건넨 일당을 모두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오후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무료 시음 행사를 열고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건넸다. 이들이 건넨 음료에는 ‘기억력상승 집중력강화 메가ADHD’라는 상표가 붙어 있었다. 일당은 음료수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신고하겠다”라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접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고등학교 교사 A씨(28)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을 길거리에서 마주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는데, 언제부터 마약이 학생들 코앞까지 오게 된 건지 그야말로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B씨(47)도 “음료수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들에도 위험한 게 들어있을까봐 불안하다”고 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최근 마약범죄가 발생한 강남 일대 학원가와 유흥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이달 중 2주간 특별 점검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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