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언더 공동선두···람·켑카 '간판의 대결'

양준호 기자 2023. 4. 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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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할 장타와 거침없는 발언까지.

욘 람(29·스페인)과 브룩스 켑카(33·미국)는 비슷한 점이 많다.

켑카는 지난해 3월 델 매치플레이 16강에서 당시 세계 1위였던 람을 연장 끝에 이겼다.

람과 켑카가 똑같이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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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1R
람, 첫 홀에 더블 보기 범한 후
17개홀서 9타 줄여 '괴력' 과시
'메이저 4승' 켑카도 산뜻한 출발
영·데이 2타 차 4위···셰플러 6위
타이거 우즈가 7일(한국 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 8번 홀에서 '구름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18번 홀 버디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욘 람. 로이터연합뉴스
12번 홀 티샷 뒤 관중의 박수에 인사하는 브룩스 켑카. AP연합뉴스

가공할 장타와 거침없는 발언까지. 욘 람(29·스페인)과 브룩스 켑카(33·미국)는 비슷한 점이 많다. 올 초에 람은 잇따른 우승에도 세계 랭킹이 5위에 머무는 데 대해 “지난해 8월부터 나는 이미 최고의 선수”라면서 세계 랭킹 산정 시스템에 대해 “웃기지도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켑카는 앙숙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2021년 이벤트 경기 뒤 “엉덩이를 때려주고 싶었다”고 밝힐 정도로 거리낌이 없다. 켑카는 지난해 3월 델 매치플레이 16강에서 당시 세계 1위였던 람을 연장 끝에 이겼다. 그 대회를 끝으로 켑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떠났다.

7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1라운드. 람과 켑카가 똑같이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섰다. PGA 투어 3승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과 함께다. PGA 투어 수호파인 람과 LIV 골프의 간판인 켑카 사이에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만들어졌다. 호블란도 PGA 투어 소속이다.

람은 이글 1개와 버디 7개, 더블 보기 1개를 적었고 켑카는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적어냈다. 세계 3위인 람은 첫 홀에 더블 보기를 범한 뒤 17개 홀에서 9타를 줄이는 괴력을 뽐냈다. 람은 “1번 홀에서 4퍼트로 2타를 잃었지만 71홀이 남았다고 생각하고 더 집중했다”며 “덕분에 2번 홀 티샷이 평소보다 10야드나 더 나가더라”고 말했다. 람은 그린을 딱 한 번 놓치는 정교한 아이언 샷을 뽐냈는데 그린을 적중하지 못한 7번 홀(파4)에서는 칩인 버디를 잡았다. 첫 홀 더블 보기에도 우승한 선수는 마스터스 역사에 아직 없다.

람은 PGA 투어 통산 10승 중 올해 승수만 3승인 2023년의 남자다. PGA 투어 8승 중 메이저 우승이 네 번(PGA 챔피언십·US 오픈 각 2승)인 켑카도 가파른 상승세 속에 오거스타에 왔다. 3일 LIV 골프 올랜도 대회에서 우승한 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몸 상태가 최고다. 건강한 몸으로 나서는 마스터스는 2019년(준우승) 이후 처음이라 무척 설렌다.” 켑카는 마지막 두 홀 연속 버디로 마스터스 개인 최소타를 완성했다. 람도 마스터스 출전 사상 최소타 타이다. LIV 소속 선수의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켑카는 “어디에 있든 골프는 똑같다. 몸을 만들고 나가서 골프를 치면 그만”이라는 말로 LIV와 PGA 투어 간 대리전으로 보는 시선을 경계했다. 이어 “현재 집중력이 최고조다. 마지막 순간 그린 재킷을 가져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룰 위반과 관련한 해프닝도 있었다. 15번 홀(파5) 두 번째 샷 뒤 켑카의 캐디는 같은 조 게리 우들랜드(미국)의 캐디에게 “파이브”라고 얘기했다. 켑카가 두 번째 샷을 한 클럽은 5번 아이언이었다. 클럽 정보를 흘린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었다. 골프 규칙 10-2a에 따르면 경기 중 선수나 선수 캐디는 경기 참여자 중 누구에게도 조언을 해서는 안 된다. 룰 위반으로 확인될 경우 켑카는 2벌타를 받게 되지만 주최 측은 일단 위반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캐머런 영(미국)과 제이슨 데이(호주)가 2타 차 공동 4위(5언더파)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인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4언더파 공동 6위로 뒤를 이어 2연패 희망을 밝혔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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