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아닌 형사에게 향한 카메라 [ST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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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알던 범죄 탐사 보도 프로그램의 카메라가 담는 것은 범죄 그리고 용의자였다.
'국가수사본부'와 다르게 재연장면이나 비슷하게 꾸며낸 소품을 이용하고 진행자들의 입을 빌려 사건 스토리를 전달하지만, 실제 형사들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선 같다.
형사들은 사건과 관련해서 자신이 느꼈던 심경을 방송 카메라 앞에서 토해내기도 한다.
결국 두 프로그램이 주인공 삼은 것은 바로 형사들이란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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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기존에 알던 범죄 탐사 보도 프로그램의 카메라가 담는 것은 범죄 그리고 용의자였다. 이 안에서 경찰은 어디까지나 '곁다리'였다. 그런데 웨이브 '국가수사본부', E채널 '용감한 형사들' 시리즈는 용의자보다도 형사들에 집중한다. '주인공'이 바뀐 범죄탐사 프로그램. 이들은 왜 주인공을 달리했을까.
지난 3월 3일 웨이브(WAVVE) 오리지널로 공개된 '국가수사본부'(배정훈 PD)는 대한민국 강력계 형사들의 리얼 수사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등장하는 인물·단체·지명·사건 모든 것이 100% 실제임을 강조한다. 실제 현장을 따라다니다보니 이따금 급박한 순간에는 카메라가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한다.
'국가수사본부' 속 사건은 어디까지나 강력계 형사들이 얼마나 치열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배경 정도다. 카메라는 형사의 집요한 발자취를 따라다닐 뿐이다. 그래서일까. 형사들이 허탕치는 경우도 그대로 영상에 담긴다. 7회에서는 형사들이 확신을 가지고 한 편의점 앞에서 며칠을 잠복했지만 용의자는 나타나지 않고 예상밖에 다른 편의점에서 나타나 형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회차별로 특이한 보너스·쿠키영상 속 형사들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급박하게 용의자를 쫓다 팀 막내 형사를 떨구고 가버리기도 하고, 밤샘 근무하느라 얼굴도 제대로 못 보는 가족과 애틋하게 통화하기도 하고. 범죄자를 대면한 무서운 형사가 아니라 인간적인 형사들의 면모가 엿보인다.
'형사'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은 또 있다. 최근 정규편성을 확정한 E채널 '용감한 형사들'(이지선 CP)은 실제로 수사를 담당했던 형사가 직접 스튜디오에 나와 당시 사건이 어떤 상황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전달한다.
'국가수사본부'와 다르게 재연장면이나 비슷하게 꾸며낸 소품을 이용하고 진행자들의 입을 빌려 사건 스토리를 전달하지만, 실제 형사들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선 같다. 형사들은 사건과 관련해서 자신이 느꼈던 심경을 방송 카메라 앞에서 토해내기도 한다.
'용감한 형사들'의 가장 큰 특징은 등장할 때부터 해당 형사의 엄청난 업적들이 강조된는 점이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로 잘 알려진 권일용은 직접 나서서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 형사고, 수사현장이 얼마나 어렵고, 어떤 수사기법이 동원됐는지 부연한다.
결국 두 프로그램이 주인공 삼은 것은 바로 형사들이란 이야기가 된다. 실제 범죄 최전선에 있는 형사들의 노고를 있는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들의 노력을 조명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이러한 시선의 변화는 시청자에게도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세간을 뒤흔들었던 이미 잘 알려진 사건도 취재자의 입장이 아니라 형사의 입장에서 볼 때, 수사 당시 상황을 곁들여 들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대중은 몰랐던 새로운 관점이 드러나면서다.
'국가수사본부' 그리고 '용감한 형사들은 잘 드러나지 않던 우리 사회 숨은 영웅을 조명하고 사건을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면서 색다른 범죄탐사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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