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서 농민·학생 만나며, 윤 대통령 거부권 “오기행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전남에서 농민들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후 정부가 관련 대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오기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남대를 방문해 학생들과 함께 ‘1000원 학식’을 먹으며 “최소한 먹는 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고통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의 핵심 지지 지역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민생 행보를 가속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이 ‘앞으로 거부권 행사가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이 정권이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거부 정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추가로 국회 처리 법안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보도(경향신문 4월6일자 1면 보도)를 언급하며 “쌀값 정상화법 거부도 모자라 필수 민생 입법을 나오는 대로 발목 잡겠다는 심산을 내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오기 아닌가. 그런 오기는 국정 실패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설득하고 껴안고 국정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현재 정부·여당의 태도는 야당이 하는 국정을 발목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후 전남 나주시 노안농협육묘장에서 농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여당에 대해 “입법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협의를 했어야지, 그때는 빠져있다가 야당이 입법한 것이니 무조건 반대하고 거부한 다음에 이제 와서 대책을 내놓겠다고 한다”며 “대책의 내용도 우리가 이미 법안에 반영해 놓은 것이 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탁상행정의 결과인지 오기 행정의 결과인지 잘 모르겠다. 오기 행정일 가능성이 더 많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양곡법의 국회 본회의 재투표에 대해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다시 재의결을 통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 앞서 대학생들에게 1000원에 학식을 제공하는 이른바 ‘천원의 아침밥’을 2015년부터 시행한 전남대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예산) 지원 규모가 연간 5억원이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15억원까지 늘리자고 했는데 정부가 반대해 동결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원 정책을 국민의힘이 먼저 주도했다는 주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부터 지원했던 사업”이라면서도 “원조는 본인들(국민의힘)이 하시고, (현 정부가) 예산을 늘리면 저희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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