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이르는 질환 진단, 극단선택 위험 높여…관심 필요"

강승지 기자 2023. 4. 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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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과 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의 자살 위험이 높아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당뇨망막병증·삼출성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 280만명을 대상으로 자살 위험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시력을 위협하는 주요 안질환, 특히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비진단군에 비해 자살 위험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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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팀 연구결과…진단 후 3~6개월째 가장 위험
안과의사는 주치의로서 환자 스트레스 수준 파악, 관리해야
주요 3대 실명질환의 연령별 10만 명당 자살률 분포/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과 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의 자살 위험이 높아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에서 시력 장애와 자살 위험과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은 있었으나, 주요 안질환 환자에서의 자살 위험도를 직접 연관시킨 연구는 없었다.

김영국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팀은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안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안과학'(Ophthalm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당뇨망막병증·삼출성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 280만명을 대상으로 자살 위험도를 분석했다.

국내 100만명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는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질환이며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병이다.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집중된 망막 황반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질환들은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있다.

교수팀 분석 결과, 280만명 중 1만320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 중 34%(4514명)는 시력을 위협하는 안구질환(STED·Sight-threatening Eye Disease)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었다.

자살 사망자 중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았던 비율은 각각 48%, 57%, 9%로 나타났다.

3대 실명질환자의 연령별 자살 사망률은 녹내장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50~70세 사이에서 다소 감소했으나 그 이후 계속 증가했다. 황반변성의 경우 80세 후반에 가장 높았다.

특히 1개 이상의 실명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자살 위험도가 1.33배 증가했고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자살 위험도는 각각 1.09배, 1.4배, 1.2배 증가했다.

3대 실명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시력이 더 떨어지는 경우 자살 위험도는 1.49배로 더욱 증가했다. 또한 실명질환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는 진단 3~6개월째 자살 위험도가 5배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시력을 위협하는 주요 안질환, 특히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비진단군에 비해 자살 위험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나이 들고 시력이 저하될수록 그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서울대학교병원 안과의 김영국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제공

김 교수(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세대회원)는 "안과 의사는 주치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안질환 환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실명 질환은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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