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례 통화, 오늘 모두 불발···북측 의도적 무응답 가능성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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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을 통한 남북 간 정례 통화가 7일 오전과 오후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오전 통화가 안된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오후 통화까지 불발된 것은 2021년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되고 처음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전 9시 연락사무소 업무개시 통화에 이어 오후 5시 마감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북 기계실 통신시험선과 서·동해 군 통신선의 업무개시·마감 통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모두 북측이 남측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통일부는 이날 연락사무소 오전 업무개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공지에서 “우리 측 구간 통신선 점검 결과 이상이 없다”며 “북측 구간에서의 통신선 이상 가능성 등을 포함하여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북은 연락사무소와 기계실 통신시험선 채널을 통해 평일 오전 9시 업무개시와 오후 5시 업무마감 때 통화하고 있다. 서·동해 군 통신선 채널도 같은 시간에 통화가 진행된다.
남북 정례 채널에서 오전·오후 통화가 모두 불발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2021년 10월4일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4일 연락사무소 업무개시 통화가 안됐다가 당일 업무마감 전화는 연결된 바 있다.
북측의 기술적 문제가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다음주 업무가 시작되는 오는 10일 통화 재개 여부를 일단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현 시점에서 남북 통화는 형식적 수준에 그쳐왔다. 실질적 대화는 오가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통화에 응하지 않았을 경우 남북관계가 더 악화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남북 통신연락선은 1971년 개설 이후 한반도 정세에 따라 단절과 재개를 반복하는 등 남북관계 상황을 드러내왔다.
현재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위협 강화와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 등이 ‘강 대 강’ 대립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북측은 2021년 8월10일 한·미 연합훈련 실시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남북 통신연락선을 끊은 바 있다.
북측의 통화 무응답은 통일부가 전날 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개성공단 무단 가동을 중단하라는 통지문을 보낸 것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
통일부는 통지문에서 “우리 측 요구와 관련해 북한의 상응하는 답변이 없을 경우 우리 정부는 북한이 공단 무단 가동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에 북측은 응답 없이 전화를 끊으며 통지문 수령을 거부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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