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윤석열 싫어 이재명, 이재명 싫어 윤석열 찍는 정치 바꿔야”

대전서 선거제도 개혁토론회…소선구제 폐해 개편안 모색
정성은 교수 “상대당 실수로 이득보는 양당구조 타파해야”

7일 대전NGO지원센터에서 경실련과 함께 ‘대표성·비례성 강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를 주최한 이상민 국회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국회의원(대전 유성을)은 “윤석열이 싫어 이재명을 찍고, 이재명이 싫어 윤석열을 찍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내가 잘하기보다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몰두하는 정치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대전NGO지원센터에서 경실련과 함께 ‘대표성·비례성 강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를 주최한 이 의원은 “갈수록 타협의 여지가 없는 정치가 되고 있다. 한 표라도 이기면 모든 걸 가져가는 승자독식구조, 양당구도가 고착화하면서 지역적으로 영·호남 패권주의와 적대적 공존이 공고해지고 있다. 이는 한국 정치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구도는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있다. 내가 잘하려 하기보다 상대 진영을 적대시하고 악마화해 이득을 얻으려는 정치풍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소수파도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선거제 개혁과 정치 개혁에 양당 기득권이 장애물이기도 하지만 국민 여론도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소선거구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국민이 많은데 이는 개혁의 방향과 다른 여론이다. 선거구제에는 관심 없고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고, 국회의원을 줄여야 박수를 받을 수 있는데,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국민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태 경실련 공동대표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선거 하면 뭔가 지저분하고 잘못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정치가 제대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정치를 신뢰할 때 선거가 민주주의 꽃이 될 수 있다. 정치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국회에선 막장드라마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정당이 마치 조폭 같다. 왜 이런 현실이 됐나. 그 기본 바탕에 선거제가 있다”며 “소선거구제가 양당정치를 만들어 오로지 싸움과 승패만 있고, 타협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정치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 소선거구제의 잘못된 점을 바꿔 보다 나은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7일 대전NGO지원센터에서 열린 ‘대표성·비례성 강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일 기자

이날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선거제 개편의 핵심은 비례대표 비중을 전체 의석의 3분의 1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며 “전국 단위의 정당 득표율이 국회 의석 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은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대 양당이 정치적 자원과 권력을 독점하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장치는 불(不)비례적인 선거제도와 규제 중심의 정당법 체제”라며 “선거제 개혁을 넘어 규제 중심의 정당법 개정을 통해 전반적인 정치개혁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진보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두 정당이 한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은 대변할 정당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상대방의 실수와 잘못에 기대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양당구도를 타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