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vs 카겜]④속내 복잡미묘한 게임업계

이혜선 2023. 4. 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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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낸 소송을 바라보는 게임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게임들이 리니지와 비슷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오죽하면 리니지 라이크라는 말이 생겼겠나"라며 "이번 소송은 엔씨소프트가 업계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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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성공에 유사 게임 속출…표절 불씨 잠복
모방과 혁신, 한끗 차이…"누구도 자유롭지 않아"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소송이슈에 휘말렸다. 사진은 아키에이지 워 이미지/시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낸 소송을 바라보는 게임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유사한 게임)' 장르 게임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칼을 빼들 수밖에 없는 엔씨소프트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게임사 대부분이 표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양가적 감정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1998년 처음 출시된 리니지는 대표적인 장수 지식재산권(IP)으로 꼽힌다. 이른바 '리니지 삼형제'로 불리는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는 지금도 애플과 구글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며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리니지가 인기를 얻자 유사한 게임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게임들이 난립하면서 급기야는 리니지 라이크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게임들이 리니지와 비슷하게 만들어지다 보니 오죽하면 리니지 라이크라는 말이 생겼겠나"라며 "이번 소송은 엔씨소프트가 업계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 있는 게임들이 비슷비슷한 게 사실"이라며 "누구 하나 거기서 자유로울 순 없다"고 했다.

표절문제와 관련해선 어디서든 화살이 날아들 수 있는 상황이라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가 애매하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이라는 게 서로 벤치마킹하면서 혁신을 일으키고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모방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변화를 통해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했다.

엔씨소프트의 소송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이 장르화된 상황에서, 더구나 웹젠을 상대로 한 'R2M' 소송도 끝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소송을 거는 게 의아하다"고 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양사가 원만히 합의하기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지적재산 중에서도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소송 건은 많지도 않고 이제 막 정립해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런 판례들이 생기면 향후 업계에 도움은 될 것"이라며 "개발자들이 소송을 피하고자 카피캣(모방)을 만들지 못하게 되면 리니지 라이크 장르의 게임들이 움츠러들 수 있다. 엔씨 입장에선 여러가지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이 소송전까지 갔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라며 "조금씩 양보하고 원만한 타협점을 찾든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선 (hs.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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