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북미 업고 1분기 '퀀텀점프'
2026년 북미 생산능력 293GWh…IRA 수혜 최대로
LG에너지솔루션이 올 1분기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실적부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받을 세액공제분을 포함했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IRA를 통해 얻은 세액공제규모는 1000억원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공략은 현재진행형이다. 2026년까지 300GWh(기가와트시) 수준의 배터리 생산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2026년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10조원 이상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IRA 덕 봤다
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8조7471억원, 영업이익 63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 101.4%, 영업이익은 144.6%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166.7% 증가했다.
이는 증권사 눈높이를 웃도는 수치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 1분기 매출 8조3707억원, 영업이익 48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배경엔 IRA의 '첨단 제조 생산세액공제(AMPC·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조항이 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하는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을 감면하는 조항이다. 구체적인 세액공제 금액은 셀과 모듈 각각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10달러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332억원 안에는 세액공제 예상금액 약 1003억원이 반영돼 있다. 이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5329억원이다. 세액공제분을 실적에서 빼도 전년동기 대비 두 배 이상(105.8%)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높은 환율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79.6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6.1% 올랐다. 배터리 기업의 매출은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출기업들은 대금을 외화로 받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일수록 매출이 늘어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납품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분기 초 대비 상승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분기 배터리 가격도 OEM들의 자동차 가격 인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미래 전략 핵심은 '북미'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북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인 데다 IRA를 통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성장 기반은 마련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해왔다. 자체 공장인 미시간주와 GM과의 합작회사(JV)인 '얼티엄셀즈'의 1·2·3공장(오하이오·테네시·미시간), 스텔란티스(캐나다 온타리오), 혼다(오하이오)와의 JV 공장 등 북미에만 총 6개의 배터리 공장이 가동·건설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4일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총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총 생산능력은 43GWh로 북미 지역 내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이를 통해 2026년 기준 북미에만 총 293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RA 시행에 따라 북미 지역 내에서 고품질·고성능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고객들의 요청이 크게 증가했다"며 "기존 계획했던 투자를 대폭 확대해 고객 및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공장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연간 약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생산 세액공제는 연간 실질 생산량(수율)을 근거로 지급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들 대비 전체 생산 설비에서 높은 수율을 시현하고 있어 애리조나 공장으로만 연간 1조9000억~2조1000억원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까지 확정된 생산량인 293GWh 기준 AMPC로 11조30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발표한 내용은 잠정실적이다. 잠정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결과로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정확한 1분기 실적은 오는 26일 예정된 기업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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